옛 벽의 단청은 떨어져 나가고,
흘러간 세월 오래기도 하구나.
새는 지저귀나 사람은 참으로 고요하고
꽃은 지나 잎은 그늘을 이루었네.
향기로운 풀 섬돌을 따라 짙고,
맑은 비람 나무그늘에 불어오네.
별봉(別峯)에서 호소하듯 울부짖는 표범소리,
문득 옛 동산의 마음을 일깨우네.
- 신광현의 법광사에 묵으며 매월당집
매월당이 경주 금오산에 깃들어 살던 시절에 신라에서 발해로 가던
역로를 따라 동해 바닷가 길을 따라 갔지요.
청하에서 핀 살구꽃을 울진 성류굴을 지나고 삼척을 지나 정선에서
다시 보기도 하였는데,
이때 그가 여기 법광사에 하룻밤 묵으며 남긴 시입니다.
훗날 역사와 시간이 여울에 떠내려가고 임진왜란의 폭풍이 이 땅을 휩쓸고,
또 광해군이 서인들에게 내쫓긴 뒤 역모 죄에 연루되어 흥해와 이웃한
청하고을에 귀양 와 열 두해를 살았던 취흘 유숙이 여기 법광사에
올랐을 때 스님이 노래를 하듯 읊어 전해 주었답니다.
유숙이 역모 죄에 내몰린 자신의 처지를 투영하는 오언 배율은
다음 기회로...
현재의 법광사는 1936년 동해 임곡에 살던 보거당(?) 스님이 불사를 하였으며
그 아드님이 현재의 주지스님으로 계신답니다.
탑 입구 우측편 새로이 조성된 부도의 주인입니다.
법광사 불사리탑(3층 석탑) 우 편 건물지는 진신사리를 모셨다하여 조선시대에
조성한 금강계단 적멸보궁터랍니다.
현재 법광사 내에 모셔진 두 기의 불상은 웅장 화려했던 법광사가 폐사되며
당시 스님들이 땅속에 묻어두고 이 절을 떠난 뒷 날,
이 부근 소치는 아이들이 소 줄을 묶어두던 도구로 전락해 있었다가
근세에 발견되어 안치된 불상이랍니다.
학자들마다 악간의오차는 있으나 대체로 신라시대의 불상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원래는 석불이나 표면에 개금을 하였고 자세히보면 보수된 흔적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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