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재 - 영일 정씨 시조 형양선생 단소
영일 정씨 시조 휘는 습명, 호는 동하이나 세칭 형양선생이라 한다.
고려의 명신으로 일찍 항공문과에 급제하여 예종, 인종, 의종 등
삼왕조를 보필하였으며
관직은 한림학사와 추밀원지주사 등을 역임하였다.
높은 학식으로 삼국사기 편찬에 참여 하였으며 홍주 소대현(충남 태안)에
운하를 파기도 하였고 이어서 시폐 십조목을 상주하여 문란하던
정국을 바로 잡으니 인종의 더욱 두터운 신임으로 태자 사부를 겸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병으로 한동안 휴양 중에 있을 때 간신들의 무고로 이곳 영일에 귀향되어
약을 받아 1151년 3월 21일에 졸 하셨다.
선생의 묘소는 전함이 없이 5백여 년을 지내오다가 조선조 경종2년(1722년)에
읍성의 남쪽 구석에 후손들이 처음으로 묘단을 쌓고 제사를 올린 후
영조 때 이곳에 단소가 이루어졌다. 영천에 세거후손인 거유, 만양, 규양 형제의 발의로
석현 세복 등이 추진하여 이곳에 있던 영일관아를 철거 시킨 후 그 자리에 설단을
하고 단하에 남성재를 지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남성재 안내문 참조)
자동차전용도로와 경포산업도로를 잇는 개발로 하마터면
잘려 나갈뻔한 당산나무와 마을의 성황당이다.
바로 옆이 마을 노인정이고 맞은편 담벼락에는 연일현감을 지낸
공덕비 3기가 있는데 그 중 한기는 허리가 부러진 채로 길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남성재 기둥 거북 주춧돌.
거북의 머리와 눈도 그렇거니와 발가락을 어찌 이리 앙증맞게도 새겼는지...
전면 기둥 좌우로 각 3개씩 모두 6개의 거북 주춧돌이 놓여져 있는데
자연석 돌에다 땅위로 노출된 부분에다 거북을 조각하고 그 위로
기둥받침돌을 얹었는데 기둥받침돌 또한 현대판 그렝이기법을 사용하여
거북을 훼손하지 않고 기둥을 떠 받들고 있다.
현대와 옛것의 조화는 이런 것이로구나 하고 가르쳐 주는 것 같다.
수더분한 이웃집 아지매 같은...
어쩌면 고깔 쓴 승려의 모습 같기도 하고 - 조지훈님의 '승무'에 나오는...
모든것을 받아주고 안아주고 세상을 아우르는 포용을 일러준다.
이 석상은 문인석 같다.
그래서 인자한 모습으로 조각을 했는지도.
이 아자씨 와 이라능교?
험상궂기가 꼭 우리동네 건넛집 아저씨 같다.
심술궂고 험상궂기가 흡사 장군상이다.
단소를 지키는 무인상감으로는 딱이다.
정습명 선생님의 단소.
억울한 무고로 사약을 받고 죽어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였단다.
500여 년이 지난 후에야 단을 쌓고 제사를 지낼 정도 였으니...
고려추밀원지주사 형양공정선생묘단비
조선시대 비석이다.
영일관아를 철거 시킨 후 설단을 하였단다.
새삼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껴본다.
단소에서 바라본 남성재와 마을 앞 정경.
그 어느 곳 하나라도 우리네 묘소가 포근하지 않은 곳 있냐만은
유독 이곳이 아늑하고 포근함을 더 진하게 느껴 보기란 쉬웁다.
3면이 아늑하게 묘소를 감싸안고 따사로운 햇볕은 포근함을 비춰준다.
단소 앞에서 내려다본 남성재.
저 멀리 포항철강공단 3,4단지가 보인다.
자동차전용도로와 경포산업도로를 잇는 개발로 인해
이곳 남성리의 반대파와 이웃 신기리, 제내리, 택전리 등의 찬성파의
알력 싸움으로 한때 위화감으로 긴장감이 돌았으나
포항시가 중재에 나서 마을을 비껴나가는 도로를 개설하기로 하고
일단 급한 불은 껐으나 아직 그 도로는 미착공 상태이다.
우리나라 그 어디를 가나 이런 문구는 있게 마련.
징역... 벌금...
좀더 세련된 문구 좀더 좋은 문장으로 얼마든지 할 수도 있을터인데도 말이다.
무쎱따!!!
남성재 앞의 정습명 선생님의 비.
비신은 근래에 세웠으나 귀부는 조선시대의 것이다.
나름 옛내음이 조금은 묻어나와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몇 안되는 유물이지만 영일 정씨의 시조이며
고려말 위대한 충신 포은 정몽주 선생님의 선조되시는
형양 정습명의 단소와 그 단소를 지키는 남성재는
이곳 포항의 또 하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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