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글 올린 ‘동화사 아미타 설법도’ 불화 중에
가릉빈가 예를 들며 공명조에 관해 애기한 적이 있는데
지난 주 부산 마하사에 들렀다가 머리 둘 달린 가릉빈가를 또 만났습니다.
비록 최근 불화이지만 머리 둘 달린 가릉빈가는
지금도 불화나 벽화, 불전을 날아다니고 있다는 것에
일종의 희열마져 느꼈을 정도입니다.
마하사 응진전에는 16나한도와 나한상이 있어
동지팥죽에 관한 설화 외에도 여러 설화가
우리의 흥미를 끌기에도 충분한데
아직 못다 푼 숙제도 있어 또 들러야할 이유를 제공해 줍니다.
마하사 입구 실폭포
마하사 힘겨운 오르막을 한 구비만 남겨놓고 제치듯 올라서면
이렇게 비록 가늘지만 아래로 곤두박질치듯 내리꽂는
시원한 물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영가 소지단
영가 소지단 윗쪽 산 전각에 모셔진 불상
입구 범종각 맞은 편 산기슭 오롯한 콘크리트 전각에
모셔진 불상 한 구는 그 의미를 짐작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영가 소지단’과 관계있는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응진전에 그려진 뒤돌아 앉은 나한상
이삼년 전에 다녀온 홍천 물걸리 절터의 석탑에 새겨진
뒤돌아 앉은 나한상이 있었는데 여기 마하사에도 있었습니다.
지가 아는 범위는 ‘가섭존자가 여래존자께 설법을 청’하는
장면을 표현한 것이라는 외에는...
삼성각 전면에 그려진 산신그림
근데 삼성각 전면 창방 들보에도 산신이 또 돌아 앉아 있는게 보입니다.
크게 중창한 대웅전 내부 천장에는 좌우로 목조비천상이 날고 있는데
삼성각 내부 벽에도 똑 같은 그림의 벽화가 있는 겁니다.
응진전의 돌아앉은 나한상, 삼성각의 돌아앉은 산신
그리고 대웅전의 목조비천상, 삼성각 벽면에 그려진 비천상
어쩌면 이것은 단청벽화를 한 사람이 그렸다는 것이 아닐런지....
어라, 여기 또 있네요.
마하사 종무소 입구 벽면에 그려진 나한도
곤드레만드레 나한이 얼매나 날씨가 더웠으모
등짝을 훌렁 드러낸 채 한손에는 부채를 들고
쳐다보기조차 싫은 이 세상을 등지듯 뒤돌아 앉아
어벙시런 호랑이를 타고 어디로 가시려나...
팥죽을 얻어먹은 나한- 향우측에서 세번째
이분이 바로 팥죽을 얻어먹고 불씨를 빌려와 보살을 깨우치게 한
문제의 그 나한상입니다.
살포시 웃음 짓는 그 모습이 이리도 정겨울 수가 없네요.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입가에 팥죽이 묻어 있었는데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네요.
대웅전 기둥머리에 조각된 사자와 코끼리- 앙증맞도록 귀엽습니다
이제나저제나 하냥 문수와 보현보살님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느 짝에서 올려나 대웅전 온 사방을 지키고 앉았습니다.
마하사- 넓지 않은 구역에 마당을 중심으로 빼곡히 들어앉은 절집에는
더운 여름날에도 따따한 커피를 주시는 보살님이 계시기에 더욱 더 따시받고,
그러기에 못다 푼 숙제를 안고 또 한번 들러야 할 이유도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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