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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양산 신흥사 어람관음의 연기

참땅 2009. 9. 7. 13:28

                               어람관음(마랑부관음)

 

                     

             양산 신흥사 후불벽 관음삼존상 중 어람관음(사진: 빨간약님)

 

당나라 헌종 원화 12년(817)때 섬서지방 사람들은 성질이 난폭하여

도의심이 전혀 없어 간탐 · 질투 ·살인 등 사악만을 일삼는 무법 지대였다.

 

그런데 어느 날 대자비보살이 우협시가 되고자 원력을 세우는데 방편으로

이 지방 금사탄 위에서 바구니에 생선을 담아 파는 어람미인으로 나타났다.

그녀는 절륜한 미인이었는데 고을 청년들은 서로 다투어 아내로 삼으려고 했다.

 

그래서 어람미인은 청혼해 오는 많은 청년들에게 관음경을 나누어주며

“이 관음경을 하룻밤 사이에 다 외우는 이를 남편으로 섬겨 모시겠다.” 고 약속했다.

 

이튿날 아침에 이 경을 외운 청년이 수 십 명이나 되었다.

다시 그녀가 말하되,

“내 한 몸으로 어떻게 여러 남자를 섬길 수가 있겠습니까?

 이제는 하룻밤 사이에 이 금강경을 외우시오.” 하고 권했다.

 

이튿날 아침에 그녀의 앞에서 외워낸 청년이 10명이나 되었다.

그녀는 하는 수 없이 10명에게 이번에는 법화경을 나누어 주며

사흘간에 이 경을 다 외우는 분을 남편으로 섬기겠다고 약속했다.

약속한 다음 날 아침에 그녀의 앞에서 법화경을 외워낸 이는

마씨라는 청년이었으니, 즉 마랑뿐이었다.

 

              

              왼손 바구니에 살아 펄떡이는 잉어 한 마리(사진: 빨간약님)

 

그래서 마씨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는데,

그녀는 식장에서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슬픔을 깨물고 장의를 치른 지 백일이 지난 뒤에 한 노승이 와서

“미녀가 바로 관세음보살의 화현일 것이라.”

고 이르자 마랑은 무덤을 파 보았는데

향내가 진동하고 관속에는 오직 황금빛 연쇄골만 있을 뿐이었다.

노승이 석장으로 뼈를 돋우자 쇄골마저 공중으로 날아 가버렸다.

이때 노승이 말하되

“이는 관세음보살이 시현하여 중생을 교화한 성적이다.”

라는 말을 남기고 이내 공중으로 사라졌다.

 

그 후 이 고을사람들은 사악한 모든 부도덕을 물리치고

평화로운 정토를 성취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유명한 어람관음 또는 마랑부관음의 연기인 것이다.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보일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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