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지역/경상도

울주 반구대 석재

참땅 2013. 4. 5. 10:25

울주 반구대 석재

 

반구대 비각

 

이번 주 일요일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예상되어

월출산 불교문화재 탐방도 포기했었고,

전에부터 작정했던 울주 반구대 답사도 주말에 갈 수 없다면,

이참에 하루 휴가를 내고 맘 편하게 천북 왕릉 발견 현장 설명회도 듣고

대곡천 건너 반구대 비각에도 올라 가 보고

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하는 신라기와 학술세미나에도 들러보기로

작정을 하고 휴가를 신청하였다.

물론 집에는 당연 비밀이다.

 

아직 희미하게 가시지 않은 희뿌연 아침안개를 보며

제발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 하며 날씨타령만 읊조린다.

반구대 암벽 앞 개울가에 자리를 잡았으나 이미 해는

건너편 산 중턱에 걸려 전혀 촬영에 도움이 되질 않았다.

모은대, 반구 등 큰 암각명문 몇 자 만 촬영하고서

대곡천 건너 비각으로 가보려 하나 제법 흐르는 물의 량이

만만치 않아 선뜻 내키지 않는다.

 

바지를 허벅지 중간쯤까지 걷어 올리고 강물에 발을 담가보니

얼음 같은 찬 기운이 쓰리도록 아파 머리가 띵할 정도다.

겨우겨우 반구대 비각에 오르니 먼저 눈에 띄는 건

비석이 아니라 비각 앞 두 기의 석재였다.

불상 좌대 같기도 하고, 부도 또는 석등의 하대석 같기도 한

두 기의 석재는 비슷한 양식으로 보아 크게

시대를 달리하지는 않는 것 같아 보였고

제법 세월의 묵은 때를 실감 할 만큼 오래된 석재였다.

 

 

 

 

파손 되어 떨어져나간 형태로 보아 위로 반전된 귀꽃 모양 같기도 하고,

3단의 괴임석도 1단은 얕게 그리고 좀 더 높게 1단 그보다 더 얕은 1,

퉁방울 같은 큼지막한 연화화심을 중앙에 새기고

연화 단판 사이마다 연꽃닢의 끝이 뾰족하게 반전을 한

중엽을 넣은 복련을 시원스럽게 아로 새겼다.

또한 한 칸 건너마다 귀꽃을 새긴 듯한데

튀어나온 부분마다 그 부위가 파손되어 버려 추정하기가 곤란하다.

 

 

 

 

 

괴임석은 옆의 석재와 비슷하고 전체 형식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우선 꽃닢이 살짝 말려 올라간 복련은 단판이나

복련 상부 가장자리로 이중의 테를 가진 작은 연꽃심을 새기고

그 아래편으로 가로 세로 줄을 그려 여섯 구획으로 나누어진 화심을

능청스럽게 그려 넣었다.

단판 복련 그 사이마다 화려한 보상화문을 그려 놓았는데

중앙에 4개의 화심을 가진 보상화문은 6엽의 복련으로

6엽 하나하나마다 또 화심을 그려 넣어 사뭇 화려함을 돋보이게 한다.

 

 

반구대 비각 탐방 차 들렀다가 뜻하지 않게 마주친 두 기의 석재는

오늘의 일정을 흐뭇하게 채워주는 충분한 활력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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