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고 유적지의 유억남격암

 

11월 04일 한학과 풍수를 배우는 금오스승님과 숭신선배님 그리고 자인학우님과

함께 소풍 겸 격암 남사고선생님의 유적을 찾았다.

격암선생님의 묘소에 들러 묘소의 앉음새 지리와 주위 풍광 풍수를 둘러보고

수곡리 남사고유적지에 들렀는데, ‘유내연산기’를 지은 해월 황여일선생님의 글을

여기서도 접하게 되어 수남정사 기둥에 모각된 주련과 함께 글을 올려 본다.

 

 

有憶南格菴                   海月 黃汝日

 

吾年十四至十八    내 나이 열넷 열여덟에 이르러서야

 

慣見仙鄕長者風    선향에서 덕망 높은 격암을 볼 수 있었지

 

月窟天根探獨樂    천근월굴을 혼자서 탐상하고

 

龜圖馬易玩尤工    하도와 낙서를 더욱 깊이 공부하였다네

 

皇喪謂至明朝後    명나라 황제의 죽음도 미리 알았고 

 

壬亂知生乙卯中    임진란의 위험도 앞서 근심하였지

 

近者妖星興白旗     요즘 요성과 백기가 난무하는데

 

九原安得起吾公    공을 구원에서 살려왔으면 좋겠네

 

 

吾年十四至十八

慣見仙鄕長者風

月窟天根探獨樂

龜圖馬易玩尤工

皇喪謂至明朝後

壬亂知生乙卯中

近者妖星興白旗

九原安得起吾公

 

1. 仙鄕: 시조가 태어난 고향 즉 황여일의 선대 본향을 말한다.

 

2. 天根月窟: 천근은 하늘의 뿌리, 월굴은 달의 굴을 뜻한다. 이는 인체의 24마디와

12경락, 남녀의 생식기, 우주의 삼라만상을 말한다고 한다. 천근월굴은 중국 송나라

시인인 소강절선생 유가 시 가운데 주역 복희팔괘를 읊은  

 

耳目聰明男子身   洪鈞賦與不爲貧   須探月窟方知物   未攝天根豈識人

乾遇巽時觀月窟   地逢雷處見天根   天根月窟閑往來   三十六宮都是春

 

에 나오는 글로서 음양의 변화, 조화를 말하고 있다.

이 詩의 천근은 양으로 남자의 성과, 월굴은 여자의 성을 나타내어 음양이 한가로이

왕래하니 소우주인 육체가 모두 봄이 되어 완전하게 한다는 뜻이다.

전라도 회문산 등산로 좌측으로 석굴 옆 암벽에 동초 김석곤선생의 天根月窟 암각자가

글씨로 새겨져 있다.

 

3. 河圖와 洛書: 중국 상고시대에 나타났다는 신물로 모든 동양 음양오행의 진리가

간단한 그림 2장에서 유래했다 한다. 그 그림 두 장이 하도와 낙서이다.

도서관이란 단어가 하도와 낙서에서 유래했다. 도서관의 도는 하도의 도에서 서는

낙서의 서에서 유래했다. 하도와 낙서는 우주의 변화와 완성이 어떻게 진행되는 가를

보여주는 하늘로 부터 받아 내린 우주의 비밀문서이고 고대왕실의 보물이었다 한다.

하도는 복희씨 때 황하에서 나온 용마의 등에 그려져 있었다는 그림이고,

낙서는 우 임금이 홍수를 다스릴 때 낙수(洛水)에서 나온 신귀(神龜)의 등에 쓰여져

있었다는 글이다. 복희는 하도에 의해 팔괘(八卦)를 그렸고, 우는 낙서에 의해

홍범구주(洪範九疇)를 지었다고 전해진다.

 

4. 妖星: 재해의 징조로 나타난다고 하는 요사스러운 별. 혜성이나 큰 유성을 이른다.

 

5. 白旗: 중국 진나라의 유명한 장수로 장평대전 시 포로 40만 학살사건으로 유명하다.

결국 기원전 257년에 소양왕의 명령으로 유배 가는 길 두우에서 자결했다.

백기는 죽기 직전에 “장평에서 40만 포로를 하룻밤 사이 파묻어 죽여서, 하늘에 죄를

짓고 죽는다”고 한탄하고 죽었다. 진나라 백성들은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겨 각지에

서 제사를 지냈다.

사마천은 《사기》 〈백기왕전열전〉 말미에서 “백기는 적의 능력을 잘 파악했으며

이에 따라 전략을 능란히 바꾸어 무한한 전술로 천하를 진동시켰다.”라고 격찬했다.

그러나 동료인 범수와 사이가 틀어져 최후를 맞게 되기까지 과정을 지적하며 왕전과

함께 유능한 군인이지만 인간적 결점이 존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국지 위서》의 〈등애전〉에서 등애가 누명을 쓰고 죽기 전에 스스로를 백기에

비유해 한탄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6. 九原: 사람이 죽은 뒤 그 영혼이 가서 산다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