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태봉
신라시대 왕자의 태반을 묻었다는 '태봉산'의 유적이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태실에 비해 신라시대 것은 흔치 않은데도, 보존은 커녕 도굴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경북 포항시 장기면 죽정리에 있는 '태봉산'입니다.
안태봉과 바깥태봉으로 나뉘는 산 정상 두 군데에는 왕자의 태(胎)를 묻은 것으로 추정되는 '태실(胎室)'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영일읍지와 조선환여승람 영일군편 등에는 이곳에 신라 왕자의 태를 봉했고 따라서 산 이름도
'태봉(胎封)'이라 칭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인터뷰:황 인, 향토사학자]
"일월향지에는 신라시대 왕자의 태를 안치했다해서 당시에는 잡인의 출입을 엄격히 금지했다는 기록도 찾을 수 있습니다."
과거 왕실에서는 왕자가 태어나면 태반(胎盤)을 깨끗이 씻은 뒤 전국의 명당을 골라 묻을 만큼 왕자의 출생 의례를 신성하게 여겼습니다.
전국에 산재한 태실은 조선시대의 것이 대부분이지만 신라 왕실의 것은 흔치 않아 문화재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지금은 마구 파헤쳐진 채 원형을 알 수 없는 상태.
석실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장대석 등은 무분별하게 흩어져 있습니다.
최소한의 문화재 조사 발굴은 커녕 무관심 속에 도굴의 표적이 돼 온 것입니다.
[인터뷰:황 인, 향토사학자]
"태실 규모나 석실 구조 등으로 볼 때 발굴 내용에 따라 귀중한 역사 유산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문화관광도시를 표방하는 경북 포항시가 1,000년이나 된 소중한 유적의 존재조차 모른 채 내버려두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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