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

일본 光明寺(한국 청평사) <지장시왕도>

참땅 2015. 8. 12. 11:02

 일본 光明寺(한국 청평사) <지장시왕도>

 

 

이 불화는 청평사에 있던 일본 고메이사(光明寺)<지장시왕도>입니다.

지장보살 앞쪽으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시립하여 있고, 좌우로 10명의 시왕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아는 염라대왕이라고 하는 왕은 지장보살 우측,

들고 있는 오른손 약지가 가르키고 있는, 머리에 금강경을 이고 있는 시왕으로서 시왕

중 다섯 번째 제5왕입니다. 그런데 염라대왕은 지금 뭔가 불편한 가 봅니다.

시왕의 우두머리로서 자기가 주재해야 할 회의 수장자리를 지장보살에게 뺏겨버려

심기가 편안하지 않은지 뒤편 시왕에게 심경을 토로하고 있는 듯 합니다.

 

니도 함 생각해바라, 안 글라???

 

그런데 이보다 더한 파격의 해학과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역사를 찾고자 합니다.

좌측 아래에서 2, 지장보살이 결가부좌한 무릎 옆 장면.

2열 앞의 시왕이 홀을 거꾸로 들고 있자 뒤편 시왕이 홀을 가로들어 그 왕을 찌르며

뒤집어 든 홀을 바로 들라고 귀뜸 해주고 있는 장면입니다

 

       

눈을 돌려 뒤를 보는 듯.     들고 있는 홀로 찌르는 듯. 거꾸로 든 홀, 찌르고 있는 홀. 

 

이러한 불화가 당시 문정왕후의 후원을 받고 있던 허응당 보우도 분명히 알고 허락한

상태에서 그려졌으리란 점은 확실하다는 것일 겁니다.

어찌 법당의 부처 그림 옆에 이런 해학적인 장면을 함부로 그려 넣는단 말일까?

저 시왕은 어느 시왕인지 존엄한 지장보살을 허투로 섬기기라도 한단 말인가?

가만 생각해보면 이 그림의 해학은 당시 조정과 보우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빗댄

그림일 수도 있어 보입니다. 어쩌면 당시 목릉성세(선조 초기의 치세)를 향해

다가서던 사림세력의 조정에 보우 자신은 저 시왕처럼 믿지 못할 후원세력에게 기대고

있음을 스스로 웃어 보자고 한 그림은 아닐까도 싶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양주 회암사에서 그보다 더 산골인 이곳 청평사까지 숨어들어와 있다가 문정황후 사후 유림의 탄핵 상소, 율곡의 상소 이후 제주도로 유배길에 올라

제주목사 변협에 의해 맞아 죽는 장살을 당해 거기서 비운의 최후를 맞이한단 말일까

하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참고: ()춘천역사문화연구회).

'불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섭과 아난의 파격 - 석가삼존도   (0) 2015.11.20
힌두신화 - 나라싱하  (0) 2015.08.19
차와 달마의 눈꺼풀  (0) 2014.11.28
대구 달성 비슬산 용연사 벽화  (0) 2014.09.15
통도사 극락전 외벽화 반야용선  (0) 2014.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