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교육청 내 석조물
딴에는 경주지역을 어지간히 헤집고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보지 못한 옛님이 존재한다는 것에 자신이 실망스러웁다.
5월 5일 어린이날 - 우리 집 애들은 이제 어린이가 아니기에 –
못 본 경주의 옛님과 오랜만에 석장리암각화를 둘러보기로 작정을 하고
혼자 길을 나섰다.
사실 집사람과 동행하기로 했는데, 아침을 먹자마자 누워 자는 바람에
에라이 ~ 잘됐다싶어 조용히 빠져 나와 버렸다.
이제사 얘기지만 답사는 혼자서 조용히 그리고 마음 편하게 다니는게 좋다.
그래야 구속되지 않고, 방해받지 않고, 간섭 받지 않으니까.
문제는 피곤에 지쳐 차량 운행 시 졸음이 왔을 때 어떡하냐 이거다.
화단에 옹기종기 모여 두런두런 얘기 소리가 날것만 같은
이 분위기는 새삼 내가 혼자라는 사실을 상기하는 듯 하다.
석등 하대석으로 추정하는 이 석재는 중복엽의 연꽃을 복련으로 새기고
사각의 지대석과 중대석 괴임을 한 돌에 조성하였다.
간주석과 상대석 그리고 화석과 비록 헤어져있으나 같이 한 몸체가 있었다면
그렇게 크진 않으나 연꽃의 새김 수법으로 보아 상당히 예뻤을 것 같다.
위에 얹어 놓은 석재도 조각품의 한 부재였으리라 여겨진다.
상층기단부 갑석 위에 탑신과 옥개석 각 1매,
상층 탑신과 그 위의 옥개석은 노반석과 한 돌로 이루어졌으며
시대는 고려초기로 추정되는 석탑 부재들이다.
그렇게 크게 파손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나머지 부재들도
찾을 수 있으련만, 생각할수록 아쉬움만 가득하다.
맞은편에 어리벙벙 어수룩히 서있는 2매의 탑신석과 우동과 전각이
파손된 옥개석은 석재의 때로 보아 시대를 달리한 듯 하다.
그리고 그 앞에 아주아주 요상한 승탑이 있었으니,
사각의 지대석, 원형의 복련 하대석,
중대석은 상하를 구분하여 아랫단에는 육각 각 면 사이로 기둥을 세우고
그 내부에 꽃, 인동초 등의 식물무늬를 그려 넣었고,
하부와 상부를 구획하는 곳에는 구름무늬를 새겨 놓았다.
상부에는 4명의 인면을 조성하였는데 퉁방울눈과
길게 뻗은 꽉다문 입 모양이 익살스러웁다..
인면형 머리 위에다 상대석을 올려놓았는데 최근의 것으로 보인다.
원형의 탑신석에 사면 구획된 곳에 안상을 새기고 내부에 사방불을 조성하였다.
팔각지붕의 상륜부에는 복련과 보주를 올려놓았는데
하대석과 상륜부는 옛 석조물임이 분명하고
나머지는 조선 후대 또는 근대의 작품으로 추정해 본다.
이게 단~가 싶었는데 맞은편 하단에 또 한기의 길쭉한 석등이 눈에 들어온다.
사각의 지대석과 한 몸체로 복엽의 복련 하대석
곧은 육각의 간주석에는 사이사이 승천하는 룡을 세 마리
위로 들려진 앙련은 연꽃은 큼지막하게 시원스럽고
팔각의 화사석은 한 칸 건너 장방형의 화창을 뚫었으며
그 위의 팔각지붕에는 복련과 길쑴한 간대 위에 아스라이 보주를 올렸다.
이렇게 멀쑥하니 잘빠진 이 석등이 비지정이란다.
아마 이 석등이 경주지역만 아니었다면 최소
유형문화재 정도의 대접은 충분히 받았을 꺼 인데 싶다.
하늘로 비상하는 룡을 한참 쳐다보다가 아쉬움을 묻고
석장리암각화로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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