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불통계게(七佛通誡偈)
작소도림거사와 백낙청의 문답
“천상천하무여불 시방세계역무비 세간소유아진견 일체무유여불자”
이 세상에 부처님과 비길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이 게송은 부처님을
찬탄하는 최고의 문장으로 알려져 있다. 행자 때 사시마지를 올리는
‘삼보통청(三寶通請)’이라는 예불문을 배우면서 이 글을 처음 만났다.
후에 <치문경훈>을 보는데 낙천(樂天) 백거이(白居易 772~846)의 ‘찬불(讚佛)’
속에서 이와 유사한 표현을 발견하게 되었다.
“시방세계(十方世界)와 천상천하(天上天下)를 아금진지(我今盡知)하니
무여불자(無如佛者)라"
(시방세계와 천상천하에 내가 지금 모두 알아보니 부처님과 같은 분은 없어라)
백낙천 거사와 작소도림 선사의 이야기는 법당벽화로도 자주 그려지는 선종의
명장면이기도 하다. 도림선사는, 진망산의 낙락장송이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일산같이 생긴 나무가 있었는데 그 위에 자리를 잡고 살았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조과(鳥 :새둥우리) 선사’ ‘작소(鵲巢까치집) 선사’ 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소문을 듣고 그 지역 태수인 백낙천이 그 곳을 찾아갔다.
아니나다를까, 선사가 나무 위에서 그가 오는 것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백낙천이 나무 위를 쳐다보고는 말했다.
“선사께서 계신 곳이 몹시 위험합니다.”
“땅 위에 있는 태수의 위험은 더욱 심하오.”
“벼슬이 이렇게 높은데 무슨 위험이 있겠습니까?”
“장작과 불이 서로 사귀는 것과 같이 망상과 망상이 끊어지지 않으니 어찌 위험하지
않겠소?”
밖으로는 높은 벼슬을 유지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고 안으로는
가정살이로 인한 번뇌로 심화(心火)가 끊어지지 않으니 비록 단단한 땅 위에 발을
딛고 서 있다고는 하나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당신이 높은 나무에 있는 나보다도
더 위험하다는 말이었다. 그건 그렇다손 치고 또 물었다.
“어떤 것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악을 짓지 말고 선을 쌓으시오.”
“그건 세 살 먹은 아이도 아는 말입니다.”
“하지만 팔십 먹은 노인도 실천하기는 어렵소.”
‘불법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일반적인 선문답은 ‘뜰앞에 잣나무’니 ‘똥막대기’니
하면서 기상천외한 답변이 주류를 이루는데 작소도림 선사의 문답은 너무 평범하고
당연한 말을 하는 까닭에 오히려 더 이상하게 느껴진다.
흔히 칠불통계게(七佛通誡偈)라고 불리는
諸惡莫作 衆善奉行 모든 악을 짓지말고 온갖 선을 행하며
自淨其意 是諸佛敎 늘 자신을 살펴 그 뜻을 깨끗이 하라.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니라.
율종과 선종의 또다른 접점을 읽어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등록〉에 나타난 백낙천의 심요를 깨치게한 스승은 불광여만(佛光如滿)
선사이다. 여만은 마조도일의 제자로 생몰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거사는 말년에 자기의 봉급을 털어서 용문(龍門)에 향산사(香山寺)를 짓고서 절을
낙성하고는 손수 기문(記文)을 지어서 달았다.
그리고 스스로를 향산거사라고 칭하였다.
그의 간절한 발원문은 오늘까지 전해온다.
“번뇌를 제거하기를 원하며, 열반에 머물기를 원하며, 십지(十地)에 오르기를 원하며,
사생(四生)을 제도하기를 원하며,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할 때에 내가 가까이 함을
얻어 가장 먼저 권청(勸請)하기를 원하며, 부처님이 멸도할 때에 내가 만남을 얻어서
최후에 공양하고 보리의 수기를 받고자 원하옵니다.” (불교 일주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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