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포란산 진불사- 2
포항 중흥리의 진불사 가는 길은 포항- 구룡포 간 국도를 타고 가다 약전사거리에서
임곡/대보방면으로 꺾어 구비구비치는 길을 돌고돌아 흥환리 다리발에서 좌회전하면
발산리 장기목장성 비각이 나오고 우회전하면 중흥리마을이 나옵니다.
장기목장성과 이어지는 길을 쭉 따라가다가 곧장 장기목장성 길과 갈라지는 지점에서
좌회전 아랫길로 접어들어 계속 가면 포란산 진불사사 나옵니다.
즉 이곳은 장기목장성에서 자연방목하던 군마를 모아 놓고 건강한 말들은 중앙정부로 올려보내고, 질병이 있거나 허약한 말들은 제거하던 곳입니다.
제거 과정에서 발생되는 핏물이 5리나 넘는 발산항까지 그랑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뻐얼건 핏물이 흐르는 마을이라 하여 피곶이라 부릅니다.
마을로 진입하는 입구는 좁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은 분지를 형성하여 산골 같은
분위기이면서도 바다를 끼고 사는 마을이라 꽤 정취가 있는 곳입니다.
장기목장성의 역사가 신라 때 부터 형성되던 것이라하면 충분히 진불사의 역사도
그에 걸맞으리라 짐작해 볼 수 있으리라 봅니다.
좌측부터 산신각, 대웅전, 약사전입니다.
대웅전과 약사전 사이에 야외에다 지장보살을 모셨네요.
약사전 내부의 불상 배치모습이 참 재미있습니다.
비싼 옥(?)으로 조성한 보살상(?)이 중앙 주존불로 배치하고 석가모니와 아미타여래를 좌우협시불로 삼았는데 그 중 아미타여래는 두 구의 불상보다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크기가 쫌 작습니다.
중앙의 옥으로 조성한 이 보살상은 대세지보살이나 관음보살로 보아야 할 것 같은데
보관의 장식으로 보면 대세지보살이지만 오른손에 들고 있는 정병으로 보면 관음보살 같기도 한데, 아무래도 대세지보살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잡네요.
근데 왜 이렇게 모셔가지고 사람 헷갈리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좌측벽에 진짜 칠성여래도가 있습니다.
무독귀왕과 도명존자를 좌우 협시로 남극수성노인과 칠불을 상단에 배치한 칠성탱의
그림 세부 모습을 한번 볼까요?
풍성하게 파마머리를 한 칠불은 흡사 모 코미디 프로의 개그맨을 생각나게 합니다.
대웅전과 산신각 사이에는 또 요상한 모양의 탑(?)이 있습니다.
이걸 탑으로 봐야 할지, 탐이면 또 몇층으로 읽어줘야 할지...
얼마전 개보수한 산신각입니다.
뭔가 허전하게 보이지만 나름 재미있는 곳입니다.
왜 호랑이를 까만 먹물로 입혀 고양이 혹은 까만개로 보이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허리에 두른 끈 매듭을 물고 앙탈을 부리고 있는 모습은 흡사 꼬내기라고 하고
잡은데, 더구나 산신의 모습도 너~무 동안이라 산신이라고 하기엔 여~엉, 쫌...
스님, 지붕 꼭대기의 저 장식은 뭔 역할을 하는 겁니까?
아, 그거요. 비둘기입니다. 비둘기...
예? 비둘기를 왜 지붕 꼭대기에 올려 놓지요?
아매 저 비둘기는 전국에 우리 절 밖에 없을낍니다.
저 위에 올려 놓은 이유라도...
다른 절에 가니까 지붕 꼭대기에 청기와 같은게 있길래 지가 함 만들어 봤습니다.
소도, 솟대... 기러기, 오리...
어쩌면 우리의 무의식 속에서 지금도 현재진행형일지도 모른다는
얄팍하여 짧은 생각이 뇌리를 때린다.
그냥 해본 무의미에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어쩌면 한 죄의 종류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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