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지역/경상도

한산과 습득

참땅 2011. 12. 16. 10:45

한산과 습득

 

청송 대전사 백련암의 한산과 습득 

 

한산(寒山)과 습득(拾得)은 중국 당나라 때의 사람들로 스승 풍간선사(豊干禪師)와

함께 국청사(國淸寺) 에서 살았다.

그들은 모이면 손뼉 치며 웃고 떠들고, 때로는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대중에게 거침없는 말을 하여 당황하게 하였으나 모두 불도의 이치에

맞는 말을 하였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국청사에 숨어사는 성인이라 하여 국청삼성(國淸三聖),

국청삼은(國淸三隱) 이라 불렀다.

세분은 곧 불보살의 나투심이니 풍간스님은 아미타불의 화현이고 한산은 문수보살,

습득은 보현보살의 화현이라고 한다.

그러나 당시의 사람들은 그들의 말과 행동을 미치광이로 생각하고 멸시하였다.


풍간선사는 국청사에서  대중양식에 쓸 방아를 찧고, 길을 나설 때에는 호랑이를

데리고 다니므로 사람들이 두려워했다고 한다.


한산은 그가 살고 있는 곳의 지명을 따라 부른 이름이었다.

평생 신을 신지 않았으며, 베옷을 입고 숲과 동굴에서 잠을 잤다.

때때로 국청사에서 밥을 얻어먹고 남은 것은 대통에 넣어 한암(한산)의 바위굴로

돌아갔다. 

달을 보고 웃고 바람을 보고 중얼거렸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는데

그때마다  개의치 않고 큰소리고 웃었다.


어느 날 스님들이 가지를 굽고 있는데 한산이 와서 가지 꼬챙이를 들고 한 스님의

등허리를 내리쳤다. 스님이 머리를 들자 그 꼬챙이를 들고 물었다.

“이것이 무엇이냐?”

“이 미친놈아”

그때 한산이 옆의 스님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모두가 큰스님들인데도 똑같이 절의 소금과 간장만 낭비하고 있구먼”


습득은 풍간선사가 길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주어다 길렀다고 하여

습득이라 하였다.

그는 공양간에서 그릇을 닦거나 불을 때며 심부름을 했다.

그리고는 대중들이 먹고 남은 밥과 반찬 등을 모아 두었다 한산이 오면 주었다.


어느 날 고두밥을 쪄서 멍석에 말리는데, 습득에게 지키라고 하였다.

습득은 고두밥을 지키다가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새들이 날아와서 먹어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습득은 사천왕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스님들의 공양을 먹어버린 새도 못 지키는 주제에 어찌 감히 절을 지킨다고 할 수

있겠는가!” 라고 하면서 막대기로 사천왕을 힘껏 때렸다

그때 주지스님의 꿈에 사천왕이 나타나서

“스님 습득이가 저희들을 마구 때립니다.”

라고 하였다.  깜짝 놀란 주지스님이 일어나 사천왕에게 가 보았더니

습득이가 사천왕을 때리고 있었다.


당시 그 고을의 자사인 여구윤 심한 병을 앓고 있었는데,

좋다는 약을 다 써보았으나 차도가 없었다.

자사는 일찍이 국청사에 계시는 풍간스님의 명성을 들어온지라 그를 찾아갔다.

풍간스님은 병세를 듣고 깊은 골짜기의 깨끗한 물을 떠다가 그의 몸에 뿌리니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다.

자사는 감사한 마음에 보답을 하려했다.

“스님의 크신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국청사에 계시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찾아가서 물어보시오”


자사는 국청사 경내의 많은 전각과, 누각들을 돌아보며 찾아보았으나

보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리도 아프고 목이 마른 자사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공양간으로 들어갔다. 마침 불을 때고 있던 불목하니 두 사람은 자사에게

공손히 물을 떠 드렸는데 그들의 생김새가 매우 볼품없고 우스꽝스러웠다.


보살들을 찾으려다 지친 자사는 풍간선사에게 다시 와서 조금은 짜증 섞인 말로

“아니 어디에 보살님들이 계시다는 말씀입니까?”

 풍간선사는 웃으면서,

“허허 이미 만나 뵙지 않았습니까?”

놀란 자사는 갑자기 공양간의 두 사람이 생각나서 벌떡 일어나 뛰어나갔다.


한산과 습득은 자사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풍간이 쓸데없는 말을 했군. 그가 바로 아미타불이라네”

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 나갔다.


자사는 얼른 말에 올라타고 채찍을 힘껏 치며 뒤를 쫒았으나 그들과 점점 멀어져 갔다.

드디어 두 사람은 바위굴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얼마 후 자사도 말을 몰아 굴속으로 들어가려는데 돌문이 닫혀버렸다.


성인을 알아보니 못한 자사 여구윤은 못내 안타까웠다. 그리하여 대나무, 돌벽, 절이나 인가의 흙벽 등에 써놓은 세 분의 시를 모아『삼은집(三隱集)』이란 책으로

엮었는데 그것이 오늘날 『한산시(寒山詩)』로 전해 오고 있다.


                                                                   참고: 한산과 습득- 불교정신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