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비지정문화재

당산나무 안돼~ 비행기가 돌아가

참땅 2011. 12. 15. 16:11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목은 절대 옮길 수 없습니다. 비행기가 돌아가세요.”


포항시 동해면 도구리 포항공항이 항공기 계류장에 서 있는 250년생 소나무 2그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답니다.

이 나무는 도구리 주민들이 해마다 제사를 지내던 당산나무로 공항이 들어서면서

공항부지로 편입되었는데, 공항 측이 지난 1999년부터 계류장을 보잉 737기 5대를

수용할 수 있는 크기로 넓히면서 이 당산나무가 뜻하지 않게 계류장 한 가운데로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확장사업 주체인 항공청은 항공기 안전에 지장을 준다며 이 나무를 옮기려 했지만

도구리 마을주민들이 “수호신을 함부로 옮길 수 없다”고 반발, 뜻을 이루지 못하였

답니다. 

지금은 이 나무를 중심으로 비행기들이 빙 돌아가도록 설계를 변경한 상태입니다.

2002년 말까지 공사를 마치려 했던 항공청은 “조종사들이 불안해하고 관제탑에서

도 항공기 식별이 어렵다”며 “주민들만 허락하면 철거해야한다”는 입장이었는데,

그러나 마을 주민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수 백 년 간 마을을 지켜준 당산나무에 함부로 손댈 수 없고 이전할 경우 고사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도구 1리의 이영희 이장은 “공항 측이 나무에 정성을

다하면 오히려 항공기의 안전을 수호해줄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이 당산나무는 아직까지도 포항공항 계류장 한 가운데에서 묵묵히 영일만을 굽어보

며 이 마을의 안녕과 포항공항을 지키고 있습니다.                   (다음에서 발췌)

 

 

 

2011년 12월 15일 포항시 문화관광해설사 권혁창선생님이 점심 먹자고 하여

약전리 현대식당으로 향하였다.

물회 먹을까 하고 얘기하고 있는데 주인 할머니 왈 '몇명?' '두 명요' 하니

그냥 회덮밥 두 그릇을 내 던지듯 넣고는 그냥 돌아선다.

먼저 회덮밥을 갖다 주더니 좀 있으려니  반찬이 딸려 나온다.

당췌 맛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또 이런 집도 있구나 하는 색다른 경험을 하여

기분이 묘한 감정을 숨길수는 없었다. 

 

 

도구리 석곡도서관을 둘러보고 포항공항 내에 당산나무가 있다하여 신기한 생각이

들어 공항관리사무소를 들러 임시 출입증을 패용한 후 직원 대동하여 계류장으로

들어섰다.

 

 

가까이 가 볼수 없느냐고 문의하였지만 계류장 내에는 엄격한 통제구역이라

갈수 없다하여 별수없이 약100m 정도의 거리에서 관찰하기로 하였다.

 

 

높은 곳으로 이동 중에 마침 13:20착 아시아나 항공기가 막 계류장으로 들어서고 있어

인증 샷하고 나니 날도 춥고 이만하면 됐다 싶어 다시 돌아 나와 버렸다.

저 멀리로는 흰색 건물이 보이는데 오천 해병부대 초병막사이다.

 

 

소나무가 두 그루라고 하여 최대한 당겨 보았지만 제대로 확인하기가 힘든다.

아마 이 당산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완벽한 보호와 살벌한 통제구역에 있지만 

아니 어쩌면 제일 씨끄러운 소음에 시달려야 하는 골치 아픈 당산나무가 될 것이다.

 

 

계류장에 도착한 비행기와 이 당산나무의 공생관계는 언제까지 이어 질런지 모르지만

참으로 아슬아슬한 공생의 줄타기가 계속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한참이나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