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 2/16 토요일 경주 골목길 답사때 미처 보지 못한 절골 석탑재를
찿아 보리라 혼자서 논두렁을 1시간여나 뒤졌지만 먼지만 휘날리는
바람찬 논배미 들판에 꼭꼭 숨은 탑재는 영영 그 모습을 내보여 주지 않는다.
혹여나 하는 심정으로 또 한바쿠 댕개바도 또 역시나다.
실실 부아가 치밀라 칸다.
절골 밭둑에 거꾸로 박혀있는 주춧돌
귓바쿠도 시럽고 매서운 바람에 눈까정 시러바가 눈물이 흘러내린다.
바짓가랑이는 온 통 흙먼지로 덮인데다 마른 잡초부스러기가 덕지덕지 붙어
흡사 집나온 애새끼마냥 꼬라지가 말이 아이다.
퍼뜩 염불사터의 탑재가 궁금하여 그 쪽으로 길을 잡았다.
불국사역 교차로에 있던 석탑을 해체하여 염불사터로 옮겨왔다.
서탑을 복원할 터를 잡는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저편으로는 흙돌무더기가 동탑이 앉을 자리이다.
탑재에다 조목조목 순번을 매겨 놓은 채 우뚝 일어 설 날만 기다리고 있는
이적 된 탑재들은 번잡한 불국사역을 떠나 지금은 조용히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이짝저짝으로 흩어져 제 몸뚱아리가 그립다한들 어느 뉘 하마 그리울까...
고명하신 장인의 애터운 손길로 제대로 된 내 모습이고 싶다.
어두워서 제대로 못본 울산 어느 절터 발굴 조사때 드러나 석재를 다시 보기로 한다.
부처님 발과 함께 옅은 연꽃이 살포시 드러난다.
전국적으로 비도 오고 눈도 왔는데 추분 가심 녹카줄 따끈따끈한 꺼리 하나
암캐도 요거이 못 본 옛님들 많을낀데...
우야까나?
층급받침이 4개인 석탑의 옥개석
석등 하대석 연꽃은 예쁘기만 하고 받침 괴임석은 팔각이다.
팔각 상대석 상부에도 소박한 연꽃을 피우고...
팔각 대좌에는 화려한 복련이 겹겹이 꽃을 피운다.
제대로 된 온전한 모습이었으면 잘 생긴 좌불이었으리라.
네면에 두개씩 새겨진 안상도 에쁘기 그지없다.
저녁에 후다닥 보니라꼬 미처 몰랐었는데
오늘에서야 낮에 지대로 보이까네 부처님 발도 있고
정교하게 새긴 예쁜 안상에다 암팡진 앙련도 있네요.
그카고 고서 몇 발짝만 옮기모 각양각색의 초석도 한꺼번에 볼 수 있니더.
여러 초석들을 모아 돌계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금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부처님 발은
내 두꺼운 입술에 엷은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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