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기타

경주 외동읍 괘릉리 바위구멍 유적

참땅 2011. 9. 16. 11:42

경주 외동읍 괘릉리 바위구멍

 

 

신라 38대 원성왕으로 추정하고 있는 괘릉 북서쪽에 괘릉마을이 있다.

괘릉으로 해서 진입하는 방법과 경주에서 울산방향으로 가다가 괘릉 못 미쳐

신호등에서 좌회전하여 들어가면 마을이 나타난다.

마을 남쪽으로 넓게 논들이 펼쳐지는 방향으로 바라보면 낮게 엎드린 야산이

보이면서 논과 맞닿은 부분에 제법 높직한 암벽이 눈에 확 들어온다.

 

 

마을 안쪽 민묘 앞에 차를 주차시키고 등산용 지팡이를 꺼내 어림짐작으로

수풀 논두렁을 헤집으며 지팡이로 탁 탁 내리치며 나아 가보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곧 어디선가 비얌이 한 마리 툭 튀어 나올 것 같은 분위기이다.

논두렁 너머로는 야산과 경계를 분명히 하듯 작은 그랑이 맑게 흐르고 있는데

뭔가 왼 겨드랑이 사이에서 꿈틀하는 기미를 챔과 동시에 오싹 소름이 쫙 돋는다.

아~띠, 벼메뚜기 한 마리가 겁을 상실했는지 겨드랑이 사이로 뛰어 들었는갑다.

거의 무릎 위까지 올라온 수풀을 지팡이로 헤치며 간간이 툭 툭 소리도 내면서

갈려니 긴장했던 듯 온 몸체에는 땀이 뒤범벅이다.

 

 

별 장애물 없이 길 따라 흐르던 작은 그랑은 큰 암벽 앞에서 주춤하더니

막고 선 암벽을 휘 에돌아 굽이 흐르는데, 지나가는 여학생을 짖궂은 남자애가

머리를 쑥 내밀고서 장난질 하고 있는 모습이다.

바위 틈새로 제법 굵직한 소나무가 혹은 꼿꼿하게 서 있고, 혹은 빈듯이 누워 

혹은 엎드리듯 있는 양이 서푼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암벽을 에돌아 작은 그랑을 건너 나뭇가지를 지탱해 암벽 위에 오르니

가까이 마을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며 온통 푸른 벼들이 간혹 연누런 이삭들을

품에 안고 막 고개를 숙이기 시작할 무렵이다.

 

 

 

암벽은 마을을 향해 돌출되어 있으며 바위구멍이 새겨진 부분은 남북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는데 60여개가 넘게 확인되며 대부분 지름 4~8cm 정도인데,

큰 것은 12cm에 깊이는 약 8cm 정도 되는 것도 보인다.

구멍과 구멍 사이 선각 홈으로 연결되는 것도 있으며 희미하게 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구멍도 있고 누워 엎드린 나무 사이로 숨어 있는 것도 보인다.

 

 

 

범상치 않은 이 암벽 바위에서 정성들여 득남 기도를, 기원을 한 의식이 많이

행해 졌으리라 생각하니 함부로 짓밟고 있는 나의 행동을 보고 마을사람들은

무척이나 언짢게 보고 있으리라.

 

 

근래까지도 행해지고 있는 득남기원 의식은 오래전부터 이 암벽바위가 이곳 괘릉리

마을 주민들의 기자신앙 대상처였음을 쉽게 알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