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기타

경주 용장 틈수곡마을 바위구멍 유적

참땅 2011. 9. 14. 11:26

경주 내남면 용장3리 틈수곡마을 바위구멍

 

경주에서 부산·언양으로 가는 35번 (구)국도를 타고 가다 와룡사·천룡사 방면

등산로 언저리 틈수곡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4기의 바위구멍 유적을 만날 수 있다.


틈수골이라는 마을 이름은 동네 좌우의 산이 아주 협소하여 골짜기에 흐르는

냇물이, 산재한 많은 돌 틈으로 흐르고 있으며 항시 마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틈수골 계곡에는 기이한 바위와 암반이 많이 형성되어 있다.


이제 바위구멍 유적을 찾아보자.

처음으로 만나 볼 바위구멍 유적은 마을 안 민가 담장 아래에 누워 있다.

마을 입구에서 계곡과 나란히 놓인 길을 따라 약 200m 정도 올라가면,

계곡을 보며 대문이 있는 민가가 나오는데 대문 좌측 옆 자그만 공터 위에

나지막히 누운 색 바랜 오래된 돌이 바위구멍이 있는 돌이다.

바위구멍은 남쪽 사면에서 확인이 되며 모두 12개 정도이다.

바위구멍은 대략 4~5cm 정도의 크기이며, 그 중에는 여러 개의 구멍이

홈으로 연결된 것도 있어 흥미롭다.


담장 바싹 붙어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어 금방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차량이

없다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이다.

 

 

 

두 번째 바위구멍 유적은 담장 아래 누운 유적에서 약 100m 지점에 있다.

가던 길을 계속 오르다 갈림길에서 직진 하다 우측 밭둑 축대에 박혀 있는데,

여름철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겨울에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수수와 가지나무를 헤치고 살짝 덮여 있는 풀무더기와 흙더미를 걷어내니

바위구멍 윤곽이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더는 할 수가 없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기도 하거니와 농사짓는 밭에서 밭둑을 파헤치고 있으려니

영 께름칙하여 몇 개의 바위구멍만 확인하고 살짜기 다시 흙을 덮어 버렸다.

대략 6~7개의 바위구멍을 확인하였으며, 약 5~6cm 정도의 크기이다.

자료에도 바위구멍의 개수는 확인이 되질 않고 있다.


마을 입구에서 구입한 생수 한 병을 거의 여기에서 다 마셔 버렸다.

내리쬐는 땡볕 아래에서 수풀을 헤치고 흙더미를 걷고 구멍의 흔적을 찾느라

이리저리 들쑤시는 동안 상의가 땀에 흠뻑 젖어 육수(?)가 뚝뚝 떨어진다.

에~휴...

 

 

 

이제 세 번째 바위구멍 유적을 찾아야 하는데 통 대책이 없다.

‘대나무 숲 안 소로길 복판에 있다’라고 나와 있지만 대나무 밭이 보이지 않는다.

마침 아주머니 한 분이 집 앞에 나와 계시기에 여쭤보니 자기 집 뒤편 같다고 하여

그 집 학생과 같이 가보니 지도와 다르기도 하고 도저히 분위기가 다르다. 

마을길에서 이짝저짝으로 헤매고 있는데, 할머니 한분이 ‘머덜라꼬 댕겨 쌓냐?’

관심을 보이길래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니 ‘그거 우리 집 뒤엔디...’하신다.

작년에도 두 번 왔다가드만... 하면서 길을 가르쳐 주신다.

허겁지겁 동네아주머니와 학생과 같이 대나무 밭 소로 길을 들어서니 신기하게도

길 한복판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바위를 만날 수 있었다.

반원타입 형태의 바위에 소복하니 바위구멍이 새겨져 있는데, 약 80여개의

바위구멍이 확인되며 큰 구멍은 지름이 약 11cm, 깊이는 9cm 정도이다.


따라온 학생이 자기 동네에 이런 게 있다는 신기하기도 하고 왜 자기는

동네에 있는 걸 몰랐지 하며 자기 엄마한테 되려 묻는다.

대충 바위구멍에 대해서 얘기해주고 이런 유적이 손상되거나 없어진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겠니 하면서 주저리주저리 엮어보지만 제대로

귀에 박히기나 할랑가 싶기도 하다.

 

 

 

바위구멍이 있는 네 번째 유적은...

덥기도 덥고 물도 다 마셔버렸고 수도 없이 쏟아지는 땀에 절어 유적 근방에서    

아쉬운 걸음을 뒤로 한 채 다음을 기약하며 괘릉리로 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