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비지정문화재

포항 장기면의 바닷가 민속신앙을 찾아

참땅 2011. 2. 7. 12:47

地角東窮碧海頭  지각동궁벽해두

建坤何處有三丘  건곤하처유삼구

塵寰裨隘吾無意  진환비애오무의

欲駕秋風泛魯桴  욕가추풍범로부


대지 뻗어나 동해에 닿았는데

천지간 어디에 삼신산이 있느뇨

비속한 티끝세상 벗어나고자

추풍에 배 띄어 선계를 찾고 싶네.

 

소봉대 시비- 2003년에 장기발전연구회에서 성금을 모아 건립하였다. 

 

‘소봉대’ 회재 이언적 선생 시비

감재산의 한 자맥이 동해바다에 맞닿아 형성된 포항시 남구 장기면 계원1리의

황계마을에서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나타나는 아름다운 섬 ‘소봉대’

현재는 계원2리에 속해있는 소봉대는 작은 봉수대가 있었던 섬으로 인근 봉길봉수대

의 전초역할을 해 왔다는 역사적 기록이 남아있는 곳으로, 아름다운 해안 경치로  이름

이 높아 예부터 시인 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그 가운데 회재 이언적선생께서 경주에서 관직에 재직 중 동해안을 거닐다가 해안의

빼어난 절경과 소봉대의 아름다움에 발길을 멈추고 시 한수를 읊었다.

 

장기지킴이 금낙두선생님의 이름도 보인다.

 

 황계마을에는 손재림문화유산전시관이 있다.

재밌는 야그- 계원초등학교는 옛날 영화 '처녀 뱃사공'의 무대였고 이 학교 학생들에

게 빵 한조각으로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 오는 장면을 연출햇던 곳이라나, 머라나...

 

인력거, 풍구, 디딜방아..... 야외전시장이다.

 

영천 손 한방병원 손재림(73) 원장이 포항시 장기면 계원리의 폐교인 옛 계원초등학교

를 사들여 ‘손재림 문화유산 전시관’을 개관 중이다. 

민속전시관과 화폐전시관, 한의학전시관, 성문화전시관, 야외전시관으로 꾸며진 이곳

에는 손 원장이 지난 40년 동안 수집한 다양한 문화유산 5천여 점이 전시돼 있다.

시가로 계산하면 무려 50억원에 달한다나.

이곳에서 가장 애착을 갖고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수집품은 베를 짜는 직조기와 국내

최초의 화폐란다.

 

 

손재림문화유산전시관의 관람료 및 기념품 판매 수익금 전액을 장학기금으로 내놓아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학업에 도움을 준다고 하니 참 의미 있는 사업이라 생각한다.

 

소나무가지 한 묶음에 금줄을 두르고, 한지를 걸치고, 황토를 뿌리고...

 

포항시 남구 장기면 계원리(황계마을)에 가보면 이색적인 동신당을 만날 수 있다.

바다에 접한 마을 앞길 민가 담 모퉁이에 소나무 가지를 한 묶음 꺾어다 꽂아놓은 형태

(높이 약2.5m, 둘레 약2m)로, 흔히 ‘골목할매’라 부르는 아랫당사가 바로 그것이다.

동신당이라면 보통 사람의 왕래가 적은 구석진 곳에 위치하거나, 주변에 당나무나 당

숲이 있어 신성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이 마을 아랫당사는 전혀 그런 느낌을 주지

않는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바닷가 길 민가의 담벼락이라는 개방된 공간인데다가

바싹 마른 솔가지 한 다발을 세워 둔 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둔덕위에 할배나무는 500살이나 먹었으니, 우~와 라는 감탄사 밖에...

 

황계마을은 소나무 가지를 한 묶음 꽂아놓은 형태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어째서 소나무 가지를 신체(神體)로 만들어 세우게 되었을까?

무슨 대단한 사연이 존재할 것 같지만, 이를 설명해 주는 신화는 의외로 간단하다.

 

역시나 할배나무에도 금줄을 치고...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아주 먼 옛날, 마을 앞바다에 소나무 한 그루가 떠밀려왔다.

어선이 다니는 데 지장을 주고 해서 마을 사람들이 소나무를 바다 쪽으로 밀쳐냈다.

그러나 아무리 밀쳐내도 파도가 치면 다시 되돌아오는 것이었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동민들이 건져내어 마을 앞 바닷가에 세우고 제사를 지내니 고기도 잘 잡히고, 마을이

평안하게 되었다. 이 할매당은 바닷에서 불과 5~6m 거리밖에 안 되지만, 큰 파도는

물론 해일이 밀려와도 단 한번도 피해를 본 적이 없다 한다.

 

바위 상단부 불쑥 솟아오른 곳에도 바위구멍이 있다.  

 

위의 신화로 보아 골목할매는 바다를 건너온 여신, 즉 도래여신이다. 대상 신격이 여신

으로 설정된 것은 바다의 이미지와 연계되어 있다. 바다가 여성의 이미지로서 특히 모

태를 상징하는 것이라면, 바다에 있는 고기를 잡아낸다는 것은 모태 속에 존재하는 것

을 건져내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바다는 여성이 관장하는 것으로

여길 수 있으며, 풍어제의 대상 신격으로 바리데기나 당금애기 같은 여신이 설정돼 있

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최근까지도 촛불을 켜두었던 흔적이 희미하게 나타난다.  

 

동제는 매년 날을 받아 마을 뒤쪽 언덕배기에 있는 윗당사와 함께 지낸다. 윗당사는 골

목할배를 모신 곳으로 우람한 크기의 수령 500년의 곰솔 신목도 있다. 마을 뒤쪽에는

할배를 모신 윗당사가 있고, 마을 앞에는 할매를 모신 아랫당사가 있는 셈이다.

별 연유도 없는 할배 신당을 따로 만든 데는 신도 인간처럼 음양의 조화를 이루어야

정이 되고, 그로 인해서 인간도 편안해진다는 의식이 깔려 있다는 점이 참 재미있는

설정이다.

 

담벼락 모퉁이에 모셔진 할매, 그 뒤로 할배나무가 보인다.

 

특히나 할배신을 모신 소나무 앞 응회암 자연암반에는 우리 옛 선조들의 기도 흔적인

바위구멍이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암반 상면부에 약 12개의 바위구멍과 동면 측면부에 자연적으로 생긴 감실 형태의

구멍 여기저기에는 촛불로 검게 그을린 흔적이 남아 있어 최근까지 기도처의 대상으로

여겨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바위가 신령스러운 영암이다.

 

해안가에 형성된 영암리에는 삿갓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이를 갓바위 또는 관바위라 부

르는데, 이 갓바위를 신령스러운 바위라 하여 마을 이름을 영암리라 지었다 한다. 

영암리의 한 민가 안과 옆집 담벼락 사이에 걸쳐있는 이 바위는 오랫동안 영암리 주민

들의 신앙대상이 되어 왔다. 한때는 마을 전체의 동제로 지내다가 최근 집주인이 인계

받아 매년 정월 초하룻날에 제를 지낸다고 한다.

 

갓바위 상단부의 바위구멍.

 

여기에도 바위구멍이 갓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하단부와 상면부에 새겨져 있다.

하단부의 바위구멍은 좌측부에 10개, 중앙에 2개 그리고 바위 상단부에 약 10개 정도

군데군데 확인이 되고 있다.

 

하단부의 바위구멍은 금방 알아볼 수 있다.

 

마을 주민에 따르면 원래 갓바위는 지금보다 80cm 가량 더 높았다고 한다. 즉 바닷가

에 인접해 있어 파도 때문에 아랫부분이 흙모래로 덮여버리고, 민가가 새로 들어서면

서 점점 땅속으로 묻혀 버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땅속에 묻혀 노출되지 않은

바위구멍을 감안한다면 훨씬 더 많은 바위구멍이 하단부에 새겨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두 민가 사이로 걸쳐 있는 이 갓바위의 제사는 왼편집에서 지낸다. 

 

 

여기에서 구룡포로 계속 가다보면 나타나는 해안마을 구평1리와 구평2리 사이에 3기

의 고인돌이 있는데 그 중 구평1리로 접어드는 진입로 앞쪽, 버스정류장 뒤편에 바위

구멍이 새겨진 고인돌이 있다.

 

고인돌 상단부에 '대한민국영해기점 국립해양조사원' 이라는 표식을 박아 놓았다.

무덤 정수리에 이런 짓거리를...

 

 

길가 옆 밭둑에 비스듬히 누운 바위 상단부에 약 34개, 동쪽 측면부에 5개의 바위구멍

이 확인되는데, 특히 좌측 상단부의 바위구멍은 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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