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비지정문화재

내연산 할매산신제- 1

참땅 2010. 4. 30. 10:47

지난 4월 28일 음력으로 삼월 보름날입니다.

하늘 바싹 휘영청 걸린 시리도록 허여니 멀금한 보름달

그 달빛살을 한아름 가득 안고 오늘은 내연산 할매산신제를 지내는 날입니다.

보경사 상가 고향식당에서 유사 이상구님을 만나 대전3리로

포항KYC 사무국장 이정혜님의 베테랑급 운전실력을 믿고 출발.


굽이굽이 몇 구비를 돌고 돌아 한참을 가다보니 저만치

마을회관 불빛이 희미합니다.

기다리고 있던 동장님과 준비한 제수 음식을 노는 빈 손 없이

나누어 들고 백계당 오르는 산길은 지겹기 그지없습니다.

급히 마트에서 거금 일만이천오백원을 주고 구입한 머리띠랜턴은

하야니 떠오른 달빛살에 그 효력을 발휘 못하고

소롯이 달빛살과 안광의 광채를 믿고 그저 앞만 보며 걷고 걸어야 합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밧데리로 전구를 밝혀 놓은 백계당 아래

임시 거처방에는 미리 올라오신 제관님과 사모님이

폴새 노란장판 방바닥이 누굴누굴 해지도록 군불을 지펴 놓아

손을 대어보니 뜨끈뜨끈하니 뜨겁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로 시간을 죽이며 잡담을 하는데

주로 할매산신의 영험한 얘기로 비껴나질 않습니다.

메를 미리 준비하니마니 애기는 뒤늦게 오는 사람이 있으이 천처이 하라카고

그래도 미리 준비 해나도 메가 안식는다 대꾸하고

제관님과 유사님의 젊은 사람이 있으이 참 좋다고 하시는 응원에 힘입어

자물통 장석과 내년 제사상은 우리가 준비하겠다고 

뜬끔 없는 입방정을 떨어 머리가 아픕니다- 우야모 좋노?

  

포항에서 대전리까지 우리를 모시고 간 사무국장 이정혜님

산길 올라오느라 지쳐있지만 카메라를 들이대니 표정이 확 바뀝니다.

 

깐깐하지만 자칭 눈높이선생으로 봐 달라는 성미지선생님

이거 카메라가 와일로..

 

방바닥이 뜨끈뜨끈하니 한잠 자고 잡은 맴이 꿀떡 같습니다.

 

제의에 앞서 바닥 한지를 바꿀라꼬 할매산신을 지 품에 안았습니다.

대권산왕 할배가 안 머라칼란가...

 

할매 석상을 들고 있는 지는 무거바 죽겠는데 옆에서 성선생은 머가 즐거운지...

아이고 무거바래캐도 들은척도 안 합니다.

 

할매 할배 의자와 방석도 깨끗이 털고...

 

이제 정성스레 정리정돈을 하고 있습니다.

 

이건 대권산왕 할배 석위패 대좌인데, 옆에 석위패도 누워 있습니다.

 

제수 음식 진설하기 전 합문을 떼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저 문의 한지도 새로 발라야 하고 젯상도 좋은 걸로 바까야 하는데,

우리 회원들이 호응해줄란지 모리겠니더.

아매 잘 안되겠능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