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암각화

타박타박 포항 칠포리암각화 톺아보기 두번째

참땅 2010. 2. 2. 14:14

포항 칠포리 암각화 둘러보기 

 

농발재 아래 폐가에서 동물발자국형 암각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검파형암각화를 흙더미를 파헤치고 온전하게 볼 수 있었다는 것에 스스로

만족을 느끼며 돌아서야만 했다.

갈대밭을 헤치며 산길에 접어들고서야 보니 들어갈 때는 대문방향으로 해서 마당을

가로 질러 갔었는데, 나올 때는 마당 옆으로 해서 나오게 되었다.

그제서야 자세히 살펴보니 드나든 흔적이 두세군데 보인다.

아마도 포항시에서 안내판 설치하면서 사람들이 드나들었나 보다 싶다.


산길 들길을 헤매이며 제단바위가 있는 곳으로 길을 잡았다.

몇 해 전에 포항시에서 둔덕 같은 야산을 ‘내 마을 동산 가꾸기’라는 팻말을 세워

조경 사업을 시행했지만 성과가 별반 없었는지 아직 군데군데가 허허롭다.

이 부근에 고인돌 몇 기가 산재하고 있는데 쉽게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산 언저리에 돼지농장이 있는데 냄새가 코를 찌른다.

칠포리암각화가 있는 곳에서 부터 신흥리오줌바우를 거쳐 칠포마을 코앞까지

왔건만 오줌바우에서 산 꾼 한사람 빼고는 사람 구경이 처음이다.  

잘 닦여진 농장길을 벗어나니 제단바위가 있는 곳으로는 길이 끊겼다.

아직 채 얼음이 녹지 않은 논둑길로, 밭둑을 넘고, 수풀을 헤집고 둔덕에 올라서니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은 작은 과수원 밭이 나온다.

이 길로는 아무래도 걷기 답사가 힘들지 싶다. 

 

 작은 과수원 밭 한켠에 이렇게 삼층돌탑이  

 

잡풀, 잡나무를 헤집고 제단에 올라서니 그제서야 햇살 한줌이 삐죽 고개를 내민다.

제단바위는 얼마 전에도 소개한 것 같아 오늘은 생략합니다.

제단바위에서 산길로 좀 더 내쳐 올라갔지만 주위로는 고인돌이 보이지 않아

다시 지방도로 방향으로 내려오다 제법 너른 밭을 가로질러 소나무 몇 그루가

울뚝불뚝 서 있는 곳으로 방향을 잡는데 잡풀 수풀로 걸음이 쉽지 않다.

잡풀 더미 위로 걸음을 옮기니 빠자작하며 얼음 깨지는 소리가 난다.

워낙 잡풀이 많아 다행히 발이 빠지질 않는다.

큰 소나무 밑에 바위가 있어 한참을 잡풀 걷어내며 흙더미를 파헤쳤지만

바위구멍이 보이질 않아 이 나무 저 나무 찾다보니 가시덤불과 나무가

뒤섞여 있는 곳에 바짝 웅크린 바위가 보인다.

바위구멍 한두점이 보여 흙을 치워보니 북두칠성형 바위구멍이다.

으~메 고마운거...

혼자 씩씩거리며 쫓아다닌 보람으로 뿌듯하다.

 

 

칠포마을 입구로 들어선다.

혹여나 논바닥에 바위구멍이 있던 깨진 돌이 없나하고 둘레둘레 살폈지만 역시나...

얼마 전 여기서 이하우선생님이 바위구멍이 새겨진 두 손으로 들기에 딱 알맞은

돌을 주웠었는데... 

 

칠포1리 마을 들목에서 둔전으로 올라가는 길가에 바위구멍과 선각이 있다하여

첫 집 뒤편 오르막으로 길을 잡았다.

대충 얘기만 들은 상황이라 어림짐작으로 살방살방 올라가며 둘러보니 언뜻 반쯤

깨진 바위구멍이 소롯이 눈에 띈다.

준비한 반코팅 장갑을 끼고 나무토막으로 주변의 흙을 걷어내니 여기저기 바위구멍

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 막 흥분되는 듯하여 잠시 숨을 고르고 깨진 사기조각으로

찬찬히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흙을 걷어낸다.

제법 깊게 새긴 바위구멍이 8개나 그 모습이 드러나는데 마치 북두칠성형으로

보이기도 하나 아매도 그건 아닌것 같기도 하고...   

 

 

그 지점에서 2M 정도 윗 편 길바닥에 바짝 엎드린 바위에는 알 수 없는 선각이

새겨져 있는데 도통 무슨 표현인지 짐작조차 힘들다. 

 

 

 

이제 길을 건너 칠포리암각화 나(B)지구로 향한다.

예전보다는 너무도 확연히 변해버린 칠포리는 아직도 숨을 죽이며 다가올 여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추운 겨울이라 나다니는 사람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범선’ 레스토랑 입구로 들어서니 개 짖는 소리만 요란할 뿐 여기조차 한적하다.

먼저 계곡 아래로 내려가 봤지만 풀덤불과 썩은 나무 더미로 제대로 발디딜만한

공간이 없어 도저히 암각화를 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남모르게 감추어서 비밀스럽게 바위에 그림을 새겼듯 지금도 그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지 않는다. 깊숙한 계곡은 마치 은밀한 여근곡을 닮았다.

 

 

별수 없이 안내판이 설치된 계곡 위로 올라서니 드높은 기상의 한 소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끼리끼리 몇몇이서 소풍을 나왔겠지.

즐거이 놀다가 일어설 때면 늘 미진한 아쉬움이 남았겠지.

그래서 흔적을 남기고 기념으로 삼았겠지.


울주 천전리의 ‘병풍바위’에도 옛 화랑, 선랑의 무리가 그런 자취를 남겼었다.

사람의 생생유전에는 그러할 인자가 있는 모양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많은 이들이 많이들 다녀가면서 많은 자취를 남겨 놓았다.

한 영민한 소년의 얼굴도 그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느 호연지기한 한 소년이 그의 얼굴을 남겼으리라.

- 청춘이 영원토록 유지될 가능성에 안도하면서...

알 수 없는 이들의 이름을 구석구석에 써 놓은 것은 이 바위와 함께 천년만년

하고픈 소망인 것이며 내를 알리고픈 욕망도 함께였으리라.

 

 드므같은 바위확에는 물이 고여있고 이렇게 동물의 배설물로 가득하다. 

 

바위 윗면에는 돌확을 비롯하여 윷판형, 바위구멍을 중심으로 둥글게 쪼은 모양 등

여러 점의 암각화가 있으나 아직도 흙에 덮여 있는 부분이 미지수이다.

내려오면서 혹시 싶어 계곡 아래로 내려 가봤지만 역시 무리다.

다음번에는 꼭 동행인을 데리고 와야겠다- 혼자라는게 실상은 겁난다.

 

 

윷판형처럼 보이시나요?

지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윷판형이 아니랍니다.

 

이렇게나마 개략적으로다 칠포리를 중심으로 바위구멍과 암각화를 살펴보았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해드리지 못해 많이 미진함을 느낍니다.

부족한 공부를 메우기 위해 이번주 토요일에 답사를 갑니다.

이하우선생님을 모시고 제대로 다시 배워 볼랍니다.

부족한 부분, 잘못 설명되었던 부분은 다시 올려드리겠습니다.

 

* 이하우 선생님의 '칠포마을 바위그림' 참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