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화장실에서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 책을 읽다가
이 글을 읽는 순간 확 머리를 때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부처님이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입니다.
어느 비 오는 날, 비사카 부인이 우산도 안 쓴 채 비를 다 맞고
온몸이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부처님을 찾아왔습니다.
부처님이 비사카 부인에게 물었습니다.
“어디에서 오는 길인데 그렇게 옷과 머리카락이 젖어 있습니까?”
“부처님, 저는 너무 너무 슬픕니다. 제가 아끼고 사랑하던 손자가
오늘 아침에 죽었습니다."
이럴 때 뭐라고 해야 할까요? 슬프고 괴로워 죽겠다는데, 같이 울어줄까요?
중생은 이럴 때 같이 울어주겠지요.
같이 울어주면 약간은 위로가 되겠지만 슬픔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손자가 죽었는데 뭐가 슬퍼요? 난 것은 다 죽게 마련인데.’
이러면 어떨까요? 말은 맞는 말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아무리 믿음이 강한 보살님도
'아이고, 이놈의 중아, 니는 장가도 안 가고 애도 안 낳아 봤으니까
그런 모진 소리를 한다. 니 손자 있어 봐라. 니가 그런 소리를 하겠나.'
이렇게 해서 마음이 팩 돌아서 버려요.
여러분도 스님이 하는 말이 마음에 안 들면,
"스님이 장가도 안 가 봤으니까, 애도 안 낳아 봤으니까 그런 소리하죠."
이렇게 갖다 붙입니다.
“아이고, 그렇소. 비사카 부인, 참 안 됐구려. 그런데 부인......
사랑하는 사람이 한 명이면 좋습니까, 두 명인 것이 좋습니까?"
"부처님, 그야, 둘이면 더 좋죠."
"그러면 사랑하는 손자가 둘이면 좋습니까, 셋이면 좋습니까?"
"셋이면 더 좋죠."
"부인, 다섯이면 어떻습니까?"
"그 사람은 정말 행복할 겁니다."
"부인, 사랑하는 사람이 사위성에 사는 사람 수만큼 많다면 어떻습니까?"
"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런데 부인, 우리 사위성에서는 하루에 몇 명이나 죽을까요?"
"부처님, 아마 한 명은 죽을 겁니다. 아니, 하루에 두 명은..... 아니, 열 명은
죽을 겁니다."
"부인, 그러면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매일 매일 슬피 울겠구려."
이 얘기를 듣는 순간 베사카 부인은 탁 깨쳐서, 얼굴이 밝아지며, 환해져
부처님께 합장하며 말했습니다.
“부처님 알겠습니다. 집착을 하면 할수록 고통은 많아지겠지요”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슬픈 게 당연합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한 것도 당연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많으면 그 가운데 죽음을
맞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매일매일 슬픔에
빠져 울며 지낼 수밖에 없겠지요.
비사카 부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그것을 깨달았습니다.
손자의 죽음에 슬피 울던 사람이 한순간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진리의 힘입니다. 진리의 힘은 곧 깨달음입니다.
깨달음은 기쁨입니다.
이 기쁨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은 기쁨, 욕망이 충족된 기쁨이 아니라
깨달음의 기쁨, 해탈의 기쁨입니다. (법륜스님의 금강경 책/강의 내용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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