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범벅경과 국수경
수십 년 전의 일이랍니다.
혜암스님에게 한 건의 송사가 들어왔더랍니다.
두 비구니스님이 혜암스님을 찾아와 관세‘음’보살이 맞는지,
관세‘암’보살이 맞는지 알려달라고 하더랍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시비의 발단은 중년의 비구니스님이 ‘관세암보살’
이라고 발음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답니다.
아무튼 중년의 비구니스님은 혜암스님에게 호박범벅죽을 쑤어드리며
관세‘암’보살이라고 판결해 달라고 부탁했고, 젊은 비구니스님은 국수를
말아드리고는 관세‘음’보살이라고 판결해 달라고 부탁했더랍니다.
제자들은 혜암스님이 두 스님에게 똑 같이 염려 말라고 하는 것을 보고는
적지 않게 걱정했더랍니다.
판결할 시간이 되자 두 비구니스님은 물론이고 걱정 반 호기심 반의
제자들도 모두 모여들었더랍니다.
여러 대중들의 긴장을 반영하는 듯 엄숙한 표정을 한 혜암스님의
입에서는 다음과 같은 판결이 내려졌답니다.
“에~ 호박범벅경에 의하면 관세암보살이 맞고,
국수경에 의하면 관세음보살이 맞다!“ - 책 읽다가 재밌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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