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에 기록된 소임
1. 緣化秩: 불화를 조성 시 참여한 사람들의 한시적 소임과 명단
①
證明: 敎學과 禪理에 밝은 큰스님이 사찰의 법회나 불사 때 법대로 바르게진행되도록 확인하고 감독하는 소임. 證師 ‧ 證化라고도 하며, 증명을 맡은
스님의 명단을 기록한 것을 證明秩 ‧ 證師秩이라고 한다.
② 持殿: 秉法을 보좌하여 의식을 집전하는 소임. 백장청규에서는 여러 불전의
청소와 香燈을 관리한다고 하였다. 知香 또는 持香으로 표기한 예도 있으며
사찰의 사세에 따라 上下持殿으로 세분화한 경우도 있다.
③ 誦呪: 불사 시 眞言(다라니)을 염송하는 소임. 전라도와 충청도 일부에서는
持誦 ‧ 持呪라고도 한다.
④ 畵員: 불화를 그리는 사람을 이르는 용어로 畵師 ‧ 畵士 ‧ 金魚 ‧ 毘首 ‧ 龍眠
‧ 良工이라고도 한다.
Ⓐ 金魚: 부처님이 극락의 못에 금어가 없는 것을 보고 불의 모습을 현세에 묘사
하는 자가 있으면 내세에 극락의 金魚로 환생시켜 주겠다고 약속한데서 부처
님의 모습을 그리는 승려를 金魚라 하였다고 한다.
Ⓑ 毘首: 여러 가지 수공품을 만들고 건축을 맡아보는 諸天의 工匠인 毘首羯摩天
에서 유래한 것이라 여겨진다.
Ⓒ 龍眠: 중국 북송대 문인화가 이공린(李公鱗 1049?∼1106)의 아호(雅號)에서
유래된 말이다. 노후에 마비병(痲痺病)으로 관직에서 물러나 龍眠山에 은거
하며 그림그리기에 열중함으로써 용면거사라 불렸다. 이공린은 고개지(顧愷
之) ‧ 육탐미(陸探微) 등 名家의 필법을 널리 연구하여 도석인물 ‧ 말 ‧ 산수 ‧
화조 및 옛 기물의 묘사에 능하였으며, 특히 백묘(白描)의 마필화(馬匹畵)로
유명하였다. 불교에 귀의하였던 그는 禪月大師 관휴(貫休)가 창시한 羅漢畵
의 양식인 기괴한 용모와 비현실적인 衣紋을 특징으로 하는 선월양식(禪月樣
式)과는 달리 정치한 착색(着色) 나한도를 즐겨 그렸다. 이것을 이용면양식
(李龍眠樣式)이라고 하며, 이공린을 그 창시자로 부른다. 따라서 이에 근거하
여 불화장들 가운데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켜 龍眠이라 칭하였다는 설이
있다.
Ⓓ 良工 ․ 畵仙: 우수한 실력의 소유자를 뜻하는 호칭.
Ⓔ 敬畵: ‘공경하여 그리다’라는 술어절로 추정.
Ⓕ 畵僧: 승려출신 불화장을 일컬었던 말로 조선후기 승려화원의 왕성한 활동시
기에 속인의 입장에서 낮춰 부르던 이름.
Ⓖ 이밖에도 조선시대 도화서 화원의 관직으로 별제(別提/종6품) ․ 선화(善畵/
종6품) ․ 선회(善繪/종7품) ․ 화사(畵史/종8품) ․ 회사(繪史/종9품)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이들은 불화를 전업으로 삼지 않은 관청의 직업화가라 하더라도,
왕실발원 사찰불사에 수시로 참여하였던 선례가 있기 때문에 참고의 여지가
다분하다.
Ⓗ 片手: 책임자 이하 모든 화원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이 명칭의 유래에 대
하여 19세기 전라남도 선암사를 중심으로 활동하였던 쾌윤(快允)의 기행을
간과할 수 없다. 평상시에는 그림을 그리는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사용하지
않다가 불화를 그릴 때에만 붕대를 풀고 오른 손을 사용하였다는 일화가 전
해진다. 즉 부처님을 그리는 성스러운 일에 세속의 불결한 손을 사용하지 않
기 위하여 오른손을 소중히 간직하였다는 내용이다.
Ⓘ 畵師: 그림 그리는 일에 전문적으로 통달한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화사는
고려시대 이후 승려신분이건 일반인이건 우리나라에서 불화장인을 지칭하
는 용어로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 호칭이자 존칭이었음을 알 수 있다.
Ⓙ 畵工 ․ 畵手: 존대의미가 없는 보통명사로써 ‘그림을 업으로 삼은 사람’, 즉
직업의 용어처럼 사용된 것으로 사료된다. 謹畵는 훈독하면 ‘삼가 받들어 그
리다’라는 의미로서 불화장인의 명칭이 아니라 술어절로 쓰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⑤ 供養主: 사찰의 대중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물품의 조달을 맡은 직책으로 供主,
主供이라고도 한다.
Ⓐ 別座: 사찰에서 대중의 坐具 ‧ 寢具 ‧ 공양간의 모든 일을 감독하여 음식을 마
련하는 소임. 內別座 ‧ 外別座로 나누기도 한다.
Ⓑ 供司: 사찰에서 대중이 공양할 밥을 짓는 일을 책임지는 소임으로 炊供이라
고도 한다.
Ⓒ 供饋人: 사찰에서 공양을 올리거나 나르는 소임
Ⓓ 熟頭 ‧ 熟刀: 반찬을 만드는 소임
Ⓔ 大色掌: 사찰에서 큰 법회나 재가 있을 때 불전에 올릴 공양물과 신도들에게
제공할 음식을 분담하여 준비하는 소임을 말하며 色掌 ‧ 色淨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음식을 장만하는 책임에 관한 것을 적어놓은 것을 榜目을 大色榜이라
고 한다.
⑦ 茶角: 대중이 마실 차를 준비하는 소임
⑧ 火臺: 사찰에서 여러 전각에 불을 때는 소임으로 오늘날에는 보일러가 시설되
어 있어 강원이나 선방에서 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말한다.
⑨ 淨桶: 도량 및 화장실을 청소하고 휘장을 갈아주며 물 긷는 소임.
⑩ 負木: 나무하고 불을 지피는 소임으로 負僧 ‧ 負柴이라고 한다.
⑪ 來往: 사전적 의미로는 본방에 상주하는 대중이 아닌 일정한 거처 없이 왔다 갔
다 하는 객승을 의미하나, 행정적인 의미로 보았을 때 사찰과 俗人(施主者) 사
이를 왕래하며 후원물품을 구하였던 소임으로 추정.
⑫ 鐘頭: 의식과 법회 때 종을 치는 소임으로 유나의 명을 대중에게 그때 그때
전달하는 역할.
⑬ 書記: 사찰의 사무를 담당하는 三綱의 하나로 불교 외의 학문에도 밝아 榜疏 ‧
문서나 기록을 맡은 소임.
⑭ 都監: 불사와 관련된 전체적인 부분을 총괄하는 소임으로 內都監 ‧ 外都監이
있다.
⑮ 化主 ‧ 化士: 사찰의 불사나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는 소임으로 이들의
역할에 따라 재정이 좌우되었다. 역할의 중요성으로 대부분 덕망 높은 고승이
소임을 맡았다. 都化主 ‧ 大化主 ‧ 甲化士 ‧ 都化士 ‧ 大化士 그리고 摩訶大化主
라 칭한 용례도 있다.
⑯ 引勸: 화주와 비슷한 소임으로 불사에 필요한 비용과 물품 마련을 위해 여러 사
람들에게 施主를 권하는 것이다.
2. 本寺秩 ‧ 山中秩: 해당 불사와 관계없이 상시적으로 경영에 필요한 소임을 맡은
전임 승려, 당시 사찰에 머물고 있는 고승들의 명단을 말한다.
本寺秩 ‧ 사내질 ‧ 사중질 ‧ 산중대덕질 등으로 기록하기도 한다.
① 住持: 사찰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책임지는 소임으로 사찰에 머물며 법을
호지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主丈 ‧ 主長 ‧ 任職이라고도 한다.
② 和尙: 주지의 의미로도 사용되었으나 어느 시기부터 덕이 높은 큰 스님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③ 書記: 불교 외의 학문에도 밝아 榜疏 ‧ 문서나 기록을 맡은 소임으로 書寫 ‧
記室이라고도 한다.
④ 察衆 ‧ 察任: 대중의 잘못을 살펴 시정하는 소임.
⑤ 삼강: 사찰의 전반적인 관리와 운영을 맡은 세 가지 소임으로 덕이 높은 승려가
그 역할을 수행하였다.
⑥ 維那: 모든 규율과 인사서무를 총괄하는 소임으로 특히 큰 재를 지낼 때에도
유나소를 설치하여 전체적인 의식 절차를 총괄하고 기획하였다.
⑦ 持寺: 사무 전반을 담당하는 소임으로 知事 ‧ 持司 ‧ 知舍라고도 한다.
⑧ 首僧: 여러 승려 가운데 수행이 높은 이를 말하는 것으로 上座라고도 한다.
⑨ 三寶 ‧ 三補 ‧ 三保: 사찰을 찾는 관원이나 단월, 다른 사찰의 승려들을 접대하
는 소임으로 오늘날의 知客 ‧ 知賓과도 같다.
⑩ 直歲: 사찰의 건물이나 공용도구 등을 관리하고 파손된 것을 보수하는 소임을
말한다.
⑪ 掌務: 사찰의 문서 등 잡무를 담당하는 소임.
⑫ 典座: 선원에서 대중들의 음식을 준비하는 소임.
⑬ 直司: 사찰에서 창고를 관리하는 소임으로 화기에는 直使 ‧ 直社 ‧ 直舍 ‧ 直事
등으로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⑭ 補主: 사찰의 유지 및 식량공급, 사원전탑의 조성, 공물생산 등 사원경제에 관
련된 일을 맡은 책임자로 補寺主 ‧ 寺補主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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