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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어사 둘레길에 사자바위 안내간판 세우자는 얘기를 듣고

참땅 2015. 6. 18. 14:18

 

오어사 둘레길에 사자바위 안내간판 세우자는 얘기를 듣고

 

 

올똥 말똥 애만 바싹 태우는 비는 내 몰라라 하고,

곳곳에서 들리는 원망스런 여름 가뭄이 심하긴 심한 갑다.

오어지 못 바닥이 드러날까 적이 의심스럽기조차 하니 말이다.

잠시 들렀던 오어사 천왕문 앞, 선착장이었던 돌계단이 오롯이 드러났다.

빨리 비가 쏟아져 싱싱한 물로 오어지를 함박 물바다로 만들어야 할 텐데 말이다.

 

 

누가 사자바위라 했는지 대충 짐작이 간다.

아무런 역사적 근거나 기록적 토대 없이 보이는 그대로의 바위에 남들이

스쳐 흘리는 그 말을 듣고 그냥 부르게 된 것 같다.

근처 동리 사람들이나 오어사를 드나드는 사람들조차 생소한 사자바위는

전혀 엉뚱하게도 안내간판 세우자는 왜곡의 도를 넘는 사태까지 이르렀으니

참으로 한심한 작태라 아니 할 수 없다.

 

 

지금의 오어사는 현재의 터가 아니다.

최근 모 신문에 오어사의 터가 반월형 입지 조건을 갖추어 이미 신라시대 때

풍수를 도입했다는 얘기를 듣고 까무러치는 줄 알았다면 거짓이려나?

1970년대에 오어지가 생겼다는 것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거늘,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아무리 관광자원이 부족하여도 그렇지, 둘레길을 만들자니, 올래길을 만들자니

하여도 역사적 근거가 없는 상상주의로 안내문을 만들자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책상머리에 앉아 씰데 없는 상상만 하지 말고 기록적 근거나

현장을 뛰어 다니며 구전口傳적 근거라도 찾아보길 그들에게 권하고 싶다.

거기에 편승하여 모 문화단체가 엮이어드는 건 절대 반대다.

절대 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본다. 

 

 

사자바위 - 날아가는 새가 웃을 지경이다.

거북바위 - 글쎄다.

물이 빠진 상황에서는 전혀 거북이가 아니다.

다만 물이라는 관계를 놓고 본다면 엉뚱하지는 않을 수 있겠다 싶기도 하지만

오어지에 물이 가득 찼을 때는 머리만 삐쭉 내민 거북이라 하더라도

물이 빠졌을 때는 어떻게 볼 것인지가 문제인 것 같다.

보이는 모습은 거북이가 아니라 사자처럼 보이기도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