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사 대광보전 천정과 교상판석
지난 05/30~31, 1박2일 동안 청양읍 주변 지역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그중 가장 보고 싶었고 궁금했던 마곡사 대광보전 천정을 보게 되어 기쁘기가
한량없음임에랴... 하여 마곡사 대광보전 천정 일부를 소개합니다.
마곡사 대광보전 우물반자 천정의 육엽연화문에서 가운데 꽃심에 범자 옴을 넣고
꽃닢 여섯 잎엔 漢子를 넣어 화엄의 세계를 꾸몄습니다.
대광보전 어칸과 닫집칸 천정의 漢子연화문은 천정의 꽃이 부처의 세계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가운데 꽃심에는 옴을, 여섯 꽃닢에는 각각
南無阿彌陀佛, 南無釋迦文佛, 南無藥師尊佛을 그렸는데, 특히 南無釋迦文佛의 경우
南無釋迦牟尼佛 일곱자를 여섯 꽃닢에 맞추다보니 ‘牟尼’ 대신 ‘文’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안일한 인식을 비웃듯 불심을 일깨우는 깜짝 놀랄만한 천정문양이
있었으니... 바로 옆 천정에 베푼 범자 육엽연화문입니다.
南無阿彌陀佛
南無釋迦文佛
협칸 천정 중앙에도 동일한 문양의 3종류 한자연화문이 있습니다.
어칸 한자연화문이 부처님의 세계라면 이 협칸의 연화문은 경전의 세계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섯 꽃닢에 각각 大華嚴經圓敎 大法華經終敎
大般若經始敎의 한자를 입혔다는 것입니다.
대광보전이 비로자나불을 모신 법당의 성격을 고려한 듯 화엄경을 가장 중앙에
배치하고 좌우로 법화경과 반야경을 입혔다는 것입니다.
大般若經始敎
大華嚴經圓敎
圓敎, 始敎’, 終敎의 개념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시간적 순서, 내용 등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류한 소위 ‘교상판석(敎相判釋)’과정에서 정립된 용어들입니다.
이것은 마치 피카소의 화풍을 크게 청색시대, 장밋빛시대, 입체주의 시대로
구분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행하신 설법 시간순서에 따라 가르침을 다섯 가지로 분류한
중국 천태 지의스님의 ‘5시8교’가 대표적이고, 이후 화엄학자들에 의해 5교판석이
이루지면서 아함경-소승교, 반야경-대승시교, 법화경과 열반경-대승종교,
능엄경과 원각경-대승돈교, 화엄경-대승원교로 교판 하였던 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설하신 화엄경, 법화경, 반야경을 천정에 보장한 것이니
미증유의 장엄세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통도사 영산전이나 금탑사 극락전에서 ‘妙法蓮華經’의 진리를 천정에 갈무리한
사례는 있지만 교상판석의 대강으로 팔만대장경의 진리를 압축하고 있는 경우는
유일한 사례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현대불교 참고)
교상판석(敎相判釋)
1) 五時
지의는 석가모니의 모든 설법을 시간적인 순서에 따라 五時로 나누었다.
① 화엄시(華嚴時):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성취한 당시 깨달은 내용을 바로 설한 때
② 녹원시(鹿苑時): 정도를 낮추어 [아함경(阿含經)], 즉 소승을 설한 때
③ 방등시(方等時): 소승을 버리고 대승에 들어가게 하는 설법을 한 때
④ 반야시(般若時): 대승과 소승을 별개의 것으로 보는 편집(偏執)을 제거한 때
⑤ 법화열반시(法華涅槃時): 올바른 진실의 가르침을 설한 때
2) 八敎
1. 화의사교(化儀四敎: 교화를 시키는 네 가지 방법)
한편, 지의는 가르치고 인도하는 형식 및 방법상으로는 四敎로 나누었다.
① 돈교(頓敎): 곧장 부처의 깨달음을 설하는 가르침 방법
② 점교(漸敎): 얕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향하는 가르침 방법
③ 비밀교(秘密敎): 모두에게 알리지 않고 특정한 사람에게 그 사람에게 적절한
가르침을 베푸는 가르침 방법
④ 부정교(不定敎): 모두에게 알리는 형식으로 듣는 자의 능력에 따라 체득되게
하는 가르침 방법
2. 화법사교(化法四敎: 네 가지 가르침)
또한, 지의는 가르침의 내용상으로 四敎로 나누었다.
① 삼장교(三藏敎): 소승교(小乘敎: 소승의 가르침), 줄여서 장교(藏敎)라고도 한다.
② 통교(通敎): 3승(三乘)에 통하는 대승교(大乘敎: 대승의 가르침)
③ 별교(別敎): 성문연각(聲聞緣覺)과는 별도의 보살만을 대상으로 가르침으로,
가르침만으로 모든 것을 차별면에서 바라보는 가르침
④ 원교(圓敎): 부처의 깨달음 그대로 모든 것을 원융하는 가르침
3) 五敎의 敎判
① 小乘敎: 우법소승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아함경, 구함론과 같이 아직 진리에
통달하지 못한 교법이므로 소승교라고 한다.
② 大乘始敎: 이것은 대승에 처음에 들어가는 법문은 설한 것이라 대승시교라고
한 것으로 해심밀경, 유식론, 반야경, 중관론이 해당한다.
③ 大乘終敎: 열반경, 목서가경, 기신론처럼 대승의 실제를 밝혀서 理와 事에 치우
치지 않고 현상이 실재라고 설하기는하나 수행단계가 있어 즉심즉불인
이치는 설하지 않았다.
④ 大乘頓敎: 돈오돈미의 뜻으로 따로 단계를 두지 않고 진성과 묘리를 보인 것으로
유마경의 불이법문과 같은 것이며 아직 삼라만상이 불과공덕이라고
하는 현묘의 이치는 보이지 않았다.
⑤ 大乘圓敎: 화엄경은 삼라만상이 모두 불과공덕(佛果功德)의 현묘인 일체원륭구
족의 이치를 설하였으므로 화엄경은 불법의 최고봉이다.
4) 十宗
석가모니의 교설을 뜻에 따라 열 가지로 구분한 십종은 다음과 같다.
① 아법구유종(我法俱有宗):아(我:주관)와 법(法:객관)이 모두 실재한다고 주장
하는 인천승(人天乘)과 소승교 독자부(犢子部) 등의 교.
② 법유아무종(法有我無宗):객관의 모든 법은 三世에 걸쳐 실제로 있는 것이지만,
자아는 모든 법의 화합에 의한 것이므로 그 자체가 허무하다고 주장하는 살바다
부(薩婆多部) 등의 교.
③ 법무거래종(法無去來宗):일체법 가운데서 현재법(現在法)과 무위법(無爲法)은
실제로 존재한 것이나, 아(我)는 물론, 과거와 미래의 법은 공무(空無)하다고
주장하는 대중부(大衆部) 등의 교.
④ 현통가실종(現通假實宗):법무거래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재에서도 실유(實
有)와 가유(假有)의 두 종류가 있다고 주장하는 소승설가부(小乘說假部) 등의 교.
⑤ 속망진실종(俗妄眞實宗):불교 이외의 사상가들이 인정하는 진리인 속제(俗諦)를
허망한 것으로 보고, 불교에서 말하는 근본적인 진리인 진제(眞諦)를 진실하다고
하는 설출세부(說出世部) 등의 교.
⑥ 제법단명종(諸法但名宗):미계(迷界)와 오계(悟界)의 온갖 법이 다만 이름뿐이고
실체가 없다고 주장하는 일설부(一說部) 등의 교.
⑦ 일체개공종(一切皆空宗):만유의 모든 현상은 그 성품으로 보면 다 공(空)하다고
주장하는 가르침으로, ≪반야경≫·≪중관론 中觀論≫ 등이 이에 속한다.
⑧ 진덕불공종(眞德不空宗):진여(眞如)는 무량하고 무수한 덕을 갖춘 실제이며,
만유는 진여의 체(體)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하는 가르침으로,
≪능가경≫·≪대승기신론 大乘起信論≫ 등이 이에 속한다.
⑨ 상상구절종(相想俱絶宗):만유의 모양이나 이를 인식하는 심상(心想)이 함께
생각할 수 없다는 가르침으로, ≪유마경≫ 등이 이에 속한다.
⑩ 원명구덕종(圓明具德宗):현상 차별의 만유 개개가 일즉일체(一卽一切)의 관계를
취하고 있고 모든 현상이 한 관계를 취하면서도 서로를 분리시키려 해도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연기(緣起)의 관계 속에서 일체의 공덕을 갖추고 있다고 설하는 화엄종의
가르침이다.(다음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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