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推敲란?
퇴고推敲에는 첫째, 부가의 원칙으로 쓰려던 것이 잘 쓰여 졌는가 살펴보고
빠진 부분을 보충하는 것. 둘째, 삭제의 원칙으로 거짓이 없는지 살피면서
지나치게 조잡하고 과장된 부분을 빼고 함축시키는 것. 셋째, 구성의 원칙으로
문장구성과 주제, 전개양상을 부분적으로 고치는 것 등의 3가지 원칙이 있다.
아울러 전체·부분, 문장·용어·표기법 등을 검토해야 한다.('다음' 상식에서)
推敲의 유래
중당中唐 시대의 시인 가도賈島는 시를 읊을 때 때로는 마치 정신이 팔린 듯했다.
길을 가거나 앉아 있거나 잠잘 때나 식사할 때도, 중얼중얼 하며 멈추지 않았다.
어떤 때는 삐쩍 마른 나귀를 타고 시의 소재를 찾으러 밖으로 나가기고 했다.
한번은 바람이 불고 낙엽이 흩날리는 늦가을이었다. 앙상한 나귀에 앉아 우산을
쓰고 자안의 길을 가며 시를 읊다가, 사방이 온통 낙엽인 것을 보고 문득 시구가
떠올라 이렇게 읊조렸다. “落葉滿長安(낙엽은 장안에 가득하고)”. 그러나 아무리
고심해도 다음이 생각나지 않았다.
한참 깊은 명상을 한 끝에 “秋風吹渭水(가을바람 위수에 부네)” 라는 구절을
생각해내고는 막 미칠 듯이 즐거워하고 있다가, 뜻밖에 경조윤 유서초劉棲楚의
수레와 맞부딪혔다. 이 경조윤의 자리는 지금의 서울시장에 해당하는 벼슬로
그 지위가 물론 매우 높은 관직이었다.
유서초는 길가에서 경망스럽게 행동하는 가도의 태도에 화가 치밀어 즉시 체포하여
관아에 하룻밤을 구금시키고 다음날에야 석방하였다.
이런 수모를 겪은 뒤에도 여전히 나귀 등에 올라타고 시를 읊조리고 다녔다.
어느 날 이여라는 친구를 찾아가던 중 또 시구가 떠올랐다. “鳥宿池邊樹 僧推月下門
(새는 연못가 나무에 잠들어 있고, 스님은 달빛 아래 문을 밀치네).”
그러나 그는 밀친다는 뜻의 ‘퇴推’자가 맘에 들지 않아 두드린다는 뜻의 ‘고敲’자로
고치고자 하였다. 우물쭈물하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나귀를 탄 채 손으로 미는
동작과 두드리는 동작을 해보며 나귀가 가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길가의 행인들은
이를 보고 모두들 이 중이 좀 실성한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뜻밖에도 이때 또 다시
경조윤의 수레와 마주쳤는데 나귀를 멈추려했으나 이미 때는 늦어, 대열 중의
세 번째 줄까지 돌진해 들어가는 바람에 수행원들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다행히도 이때의 경조윤은 이미 유서초에서 당대 고문의 거장인 한유로 바뀌어 있었다.
한유는 가도를 자기 앞으로 데려오게 하여, 어째서 무례한 짓을 하였는가 물었다.
가도는 시를 짓느라 고심했던 일을 설명하고 용서를 구했다. 한유 자신도 시인이었
으므로 이같은 사정을 듣고 나서 더 이상 가도를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속으로 웅얼거려보고는 “달밤의 절은 대개 대문을 닫았을 것이며,
승려들도 모두 깊이 잠들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敲’자를 쓰는 것이 더 낫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여기서 ‘퇴고推敲’라는 두 글자가 성어로 변하여, 글을 쓴 뒤의 숙고와 연구를 비유
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누군가 글을 썼는데 단어나 글자를 아주 신중하게 고치고
또 고치고 하는 것을 힘써 퇴고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閑居隣竝少(한거린병소) 한가로이 머무는데 이웃도 없으니
草徑入荒園(초경입황원) 풀숲 오솔길은 적막한 정원으로 드는구나.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새는 못가 나무 위에서 잠들고
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 스님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리네.
('이야기 중국문학사' 에서 - 일빛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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