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꽃 보셨나요?
지인이 물었었지.
고구마꽃 보셨어요?
천지빼까리로 널린 게 흔한 고구마이건만 고구마꽃이라니...
그제서야 고구마꽃을 본 기억이 나질 않았다.
얼마 전 TV 뉴스시간에 소개 되었다는 데, 그때도 보지를 못했다.
그래서 한동안 주위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포항 인근 지역 어느 곳에 있다기에
그걸 또 열심히 찾아다녔지만 결국 허탕을 치고 말았다.
그러다가 슬며시 제풀에 지쳐 시나브로 기억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그랬는데, 그 기억에서 거의 포기를 했었는데
어머야꾸네이~
내 지척 아주 가까이에 그 고구마꽃이 있는 것이었으니.
구룡포 어머님께서 자그마한 몇몇 군데의 짜투리 땅에다
채전밭을 일구어 무, 배추, 상추, 옥수수, 야콘 등과 고구마를 심었는데
수확 시기가 되어 고구마 캐 주러 갔다가 고구마꽃을 만난 것이다.
100년에 한번 볼까 말까한 귀하디귀한 고구마꽃을 지척에서 만난 것이다.
소담하니 앙증맞은, 흡사 나팔꽃 비스무리한 고구마꽃은
그런대로 꽃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충분히 보기에 좋았다.
오각형에 가까운 형태에 내부에서 가장자리로 별모양 무늬도 갖추었고
꽃술을 중심으로 가깝게는 보라색이었다가
외부로 옅은 보라에서 백색으로 물감을 흩뿌린 고구마꽃은 연하기도 하였다.
보기에 좋았던 소담하니 앙증맞은 고구마꽃은
그러나 꽃을 피워서인지 고구마 수확은 영 별로였다.
누가 그랬었다.
평지의 참나무과 도토리나무(6종)는 기근 구제를 했다나...
들판이 풍년일 때는 열매(도토리)를 적게 품고, 흉년일 때는 많이 품는다고.
그런데 이노무 고구마는 올해가 풍녀이라꼬 생각하는지
씨알도 작게 맹글어 놓으이 수확 양도 디게 적다.
고거이 암~캐도 꽃을 피워놓이 그거 때문에 그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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