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풀이로 본 顯考學生府君神位
집집마다 제사를 지낼 때에 주로 사용하고 있는 "현고학생부군 신위"의 뜻은?
顯 : 모습을 나타내 주십시오. 후손이 정성껏 지내는 이 제사에...
考 : 돌아가신 아버님. 후대에 내려와서는 "생각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임.
學生 : 품계나 관직이 없는 분을 일컫는 말.
府君 : 돌아가신 조상님을 높여서 부르는 호칭.
神位 : 신령님. 돌아가신 조상님도 "神"으로 모심.
그러니까 돌아가신 아버님이 생전에 아무런 품계도 벼슬도 하지 못한 경우에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다른 풀이로 본 재미있는 얘기가 있어 올려본다.
한 선비가 공부 도중 사자에게 끌려갔다.
‘방서방 나오게’
하는 소리를 듣고 밖에 나가 보니 검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사자밥을 먹고 있었다. 옆에 서 있으려니
‘집안이 양반 집안이로구나. 공부깨나 하였겠는데. 우리는 일자무식이니
우리 따라 다니면서 문자풀이나 하여주게‘
하고 염라국으로 데리고 갔다. 염라대왕이 물었다.
‘그대는 세상에서 무엇을 하다 왔느냐?’
‘글공부 하다 왔는데 이분들이 무식하다고 일러 달라 하여 함께 따라 다닐까
합니다.‘
‘좋다 마음대로 하여라.’
그리하여 제사 때마다 따라 다니면서
‘이것은 향합香盒이고 모사茅沙며, 술병酒甁이다' 하고,
'향로에 향 사르고 퇴주잔을 여기다 붓는다.‘
하고 일러주면 벌써 이들은 포脯 ‧ 혜醯 ‧ 숙채熟菜 ‧ 침채沈菜 ‧ 등을
다 먹어버리고 떡餠 ‧ 적炙 ‧ 어魚 ‧ 면麪을 가리키며
‘이 물건은 이렇게 생겼는데 왜 글자는 이렇게 쓰는가?’
하고 가르켜 주면 다 먹어버린 뒤라 그만 가자고 하였다.
방서방은 스스로 한탄하며,
‘아는 것이 병이로다.’
하였으나 이미 때는 늦어 어찌 할 수가 없었다.
하루는 자신의 제삿날이 되어 사자들을 모시고 제사상 앞에 이르니 대장이 가운데
앉고 따라다니는 놈들이 좌우에 앉아 골고루 다 집어 먹어 버리고
‘가자’고 하였다.
너무도 기가 막혀 먹고 싶은 생각도 없었지만 이렇게 따라 다니다가는 다시는
밥 한 그릇도 제대로 얻어먹을 수 없을 것 같아 자식에게 기별하였다.
‘내가 어젯밤 제사에 왔으나 물 한 모금 얻어먹지 못하고 돌아 왔으니 내 자리를
마련해다오.‘
아들이 꿈을 깨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아버지 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때 손자가
‘서당 선생님께 가서 물어 보세요.’
하여 갔더니
‘너희 아버지를 데리고 다니는 사자들이 일자무식하나 당상벼슬을 한 사람들
앞에서는 끽 소리도 못하니 너희 아버지가 성균관대학을 나와 당상벼슬을
한 것으로 위패를 써서 모셔라.‘
‘어떻게 씁니까?’
‘顯考學生府君神位라고 써라. 顯考는 아버지라는 말이고, 學生은 성균관 출신이라는
말이며, 府君은 당상벼슬을 한 사람을 말하니 감히 졸병들이 당상벼슬을 한 사람을
가까이 할 수 있겠느냐!‘
하여 그렇게 위패를 썼더니 그 뒤부터는 감히 가까이 따라 다니지도 못하고 상전으로
모셔 다른 사람들도 모두 따라 [현고학생부군신위]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참고: 인도신화와 불교)
웃자고...
‘무덤의 비석에는 왜 모두 學生이라 썼노?’
서슴없이, 일각의 망설임도 없이
‘공동묘지에 入學했다고 그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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