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종교·민속

장기 계원리 마을 동제

참땅 2013. 8. 26. 12:18

장기 계원리 마을 동제

 

 

흑미란다. 흑미벼는 처음이다.

 

금요일 내내 내리던 빗줄기가 차츰 잦아드는가 싶었는데

웬걸 토요일 아침 무렵까지도 불안한 빗줄기는 그 세기를 달리하며

여전히 그칠 기미가 전혀 없는 듯하다.

다행히 오후쯤에 비가 그친다는 날씨 예보를 믿고 이하우소장님과

함께 장기방면으로 출발하다 김은실선생님과 합류하였다.

 

일반벼와 흑미벼의 색갈이 뚜렷하게 대비된다.

 

간간히 내리던 비가 뚝 그치니 여간 다행이지 싶었다.

창지를 지나 애초의 목적지로 접어들 무렵에는 비는 그쳤으나

논두렁 밭길의 비포장 길은 패인 흙 돌로 인하여 운전에

여간 애를 먹는 소장님이 연신 차량이 미끄러진다

조심조심 운전하는 모습에 덩달아 불안불안 하다.

 

 

그러나 그렇게 서서히 나아가던 차량을 멈출 수밖에 없었으니

없어진 마을 입구에는 개인농장이라며 출입금지 팻말에다

통제 차단기로 막은 시설물로 기어이 주차를 하니

농장 주인이 이런저런 얘기와 더 이상 가지 못하게 됨을 설명 해주었다.

그나마 다행히 잡풀더미가 사라질 무렵에 다시한번 방문하면

손수 길 안내를 해주겠다는 약속으로 위안을 삼고 돌아서야 했다.

마치 한마리의 룡이 하늘로 승천하듯 용트림하는 이씨할배나무

 

약 한달 보름여 전에 재를 지냈다고 한다.

아직 천원짜리 지폐 몇 장이 꽂혀 있다.

 

계원리 당목과 바위구멍을 찾았다.

수열 500년이라는 해송의 줄기가 마치 하늘로 승천하는 용트림 같다고 하여

용나무라고도 불리우는 이 해송은 할배나무이다.

바로 옆 지척에는 음기가 서린 습한 계곡이 있어 충분히 기도터가 될 만하고

계곡과 제단으로 오르는 입구에는 바위 하나가 불쑥 있으니 그냥저냥 바위가

아닌 것 같은데 동네주민에게 물어보아도 별 상큼한 얘기는 없었다.

 

웅크리고 앉은 사자? 개?

당나무의 수호신인 듯... 

 

음기가 잔뜩 서린 바로 옆 계곡- 음침하다...

솔가지 제단 너머로 지붕과 담에 걸쳐 보이는 소나무가 할배나무이다.

 

신성한 제단- 제주는 여기서 재 받은 날까지 머문단다.

 

김씨할매바우

 

묵은 소나무와 바위구멍, 습한 계곡 그리고 뭔가 애기를 간직하고 있을 것 같은

흡사 동물형상을 한 바위가 있는 이 동네에서는 매년 여름에 제사를 지낸단다.

먼저 6월 초하루에 솔가지를 꺾어 단을 만들어 놓은 곳에서 재 받은 날까지

제주가 몸가짐을 청결하게 하며 혼자서 숙식을 하고 있다가 재일이 되면

할배나무에 먼저 재를 올리고 그 다음 할매바우에 재를 올린단다.

 

 

자세한 기록과 얘기를 접하고 싶었지만 이미 제 날짜가 지나버려

천상 내년을 기약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올해는 불만족스러우나 이것으로 맺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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