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사는 기 별건가

참땅 2013. 4. 8. 14:05

 

20130406일 토요일

지난한 겨울이 저만치 춘풍에 밀려 눈 녹듯 밀려나는가 싶었는데

계절이 거꾸로 돌아가는 양 영하의 날씨를 토해내고 있다.

춘삼월 지난지도 한참이나 되었건만 여즉 미련이 남아

그리도 시샘하는 꽃샘바람이 차라리 원망스럽기조차 하다.

 

지난주에 갑작스런 어머님의 입원으로 내내 마음이 편치 못하여

이번 토일요일은 어머님 곁에서 있을 작정으로

주말계획을 취소 또는 아예 잡지를 않았다.

어차피 강풍을 동반 한 비바람이 온다기에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그래야 아쉬움이 덜 할 테니까.

 

주말 게으름으로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쇳물백일장이 열리는 포항문예회관으로 향했다.

박창원선생님과 커피 한잔으로 이런저런 담소를 나눈 후

다시 구룡포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는 비바람이 그렇게 거세질 않았다.

홀로 빈방을 지키고 계시는 어머님에게 준비한 호두과자를 드리고

차도를 물으니 좀 살만하다고 하신다.

내일부터라도 날씨 좋으면 물에 가신다고 하니

많이 나으신 것 같아 여간 다행이지 싶다.

 

 

 

 

20130407일 일요일

아침부터 안해는 집안 청소를 한답시고

걸레 빨아라, 이불 개 얹아라, 분리수거 해라, 음식물쓰레기 버려라

등등의 닦달로 주말 게으름은 저만치 달아나 버렸다.

수고롭지 않은 짜증을 토해내자 오늘은 와 어디 안 가노 하며 또 구박이다.

 

상정에 가서 산나물 해가 구룡포에 가가 어머님과 삼겹살 꾸바 먹자며

반 협박 반 꼬심에 걸려들어 주니 안해는 그나마 잔소리가 사라졌다.

머구, 참나물, 산마늘, 고들빼기, 고사리, 도라지 등등

몇 몇 봉지를 채워 삼겹살 이만원 어치로 쌈 사먹으니

씁스레 알싸한 봄나물의 향취는 그저 그만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져보는 여유로움의 행복한 시간을 가져 보았다.

사람 사는 기 이거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