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돌아 댕긴 절집들입니다.
1. 12월 01일 토요일 사명대사 원불 봉불식을 봉행한 대성사
노래하는 스님으로 한때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운붕스님이 주지로 계시고
드라마 ‘당신뿐이야’ ‘대왕의 꿈’ 촬영장소로 이름을 올리더니
급기야 운붕스님이 왕사역으로 출연까지 한데다 최근 신비한 미륵돌이
세상발견 유레카에 소개 되면서 돌미륵이 있는 ‘아승지’식당까지 맛집으로
부상하면서 일약 유명절집으로 까지 등극하여 포항 방문 시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 잡은 대성사.
오래된 절집이 아니면서 문화재를 2개나 보유하고 있는 대성사는
주위 편백나무로도 유명세를 타게 되는데 남해안 식물인 편백나무가 경북지역에
군락지로 발견되기는 처음이란다. 편백나무는 인체에 유익한 피톤치드 발생이
가장 많은 나무로 줄기는 고급 건축자재, 가지와 잎은 약재나 향료로 활용되는
뛰어난 경제 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래저래 대성사는 경사가 겹치는 호시절을 맞고 있다.
사명대사 원불(호신불)
2. 근근히 버티고 있는 포란산 진불사
주위 낮은 산들에 둘러싸여 포근한 둥지에 내려앉은 진불사는 참으로 희귀한
절집이다. 중국인 스님이 대웅전 내벽 곳곳에 불화를 조성하였고 지붕마루에는
파랑새(?)까지 올려놓아 포항지역에 중국의 도교를 습한 불교사원의 한 면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준 진불사는 지금 대웅전 내벽 불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어떡하던 보존의 힘을 보태주고 싶지만 그럴 처지가 되지 못하는 게
무척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주지스님의 배려로 관음석과 나반존자석을 뵐 수 있었다.
돌로 조성하였다는 부루나존자는 우선 화려하지 않아 친근함으로 다가간다.
도교를 습한 중국식불교를 좀 더 공부하여 이 절집의 역사와 문화를 해석해
보는 게 나의 숙제로 가정해 보고 싶기도 하다.
창고에 보관중인 석재 부루나존자
3. 절집을 지키던 주지스님은 저 세상으로 귀의하셨고...
진불사 주지스님의 소개로 장동의 성불암으로 가 보고자 한다.
얼마 전 주지스님이 열반에 드셨는데 문제는 후임 주지스님을 정해 놓지 않아
절집에 스님이 안 계시단다. 몇 호 안 되는 동네사람들이 근근히 관리를
하고 있는 형편인데 지금 스님을 모시는 게 급하단다.
수십 년 전에 월남한 한 스님이 깊은 산중 토굴에서 도(?)를 닦기 시작하여
신실한 신도들도 꽤 있었는데 최근 열반에 즈음하여 신도들이 다녀가면
‘불단에 돈 얼마 놓았느냐?‘ 라고 묻는단다. 신도들이 기분이 상하여
’만원 났니더‘ 하면 주섬주섬 현금 구천원을 도로 내주면서 담부터는
‘보시 하지 마라’ 고 하고 또 절집에 전기콘셋트 하나 설치하고 나면
수리기사에게 십만원이고 이십만원이고 손에 잡히는 대로 내주곤 했단다.
참말로~ 참말로다!
그런저런 소문이 나면서 이 절집이 또 유명세를 탔는데 나는 왜 몰랐을까?
텅빈 성불암 주불단
4. 불국사
토요일에 제법 늦은 시간까지 과음한 탓으로 약속시간을 넘겨버리고 기상하니
풍경님의 전화다. 불국사에서 만나기로 하고 급하게 아침도 거른 채 출발하여
불국사 대웅전에 들어서니 크고 넓고 웅장 화려하다.
곳곳마다 조성된 목재조각품들은 신기 그 자체이다.
들보 위에 세로로 올라타고서 중생을 내려다보고 있는 사자와 코끼리,
안기둥 상부에 업경대를 등에 지고 중생을 심문하고 있는 사자,
불단 옆 기둥 끝자락 즈음에 작은 사자와 코끼리는 잃어버린 자기의 주인을
찾고 있는데, 정작 문수/보현보살은 어딜 가셨나.
어쩌다 불국사에 들렀어도 정작 대웅전은 들어와 보질 않았었는데...
불국사 대웅전 아난존자/제화갈라보살/석가모니(?)/미륵보살/가섭존자(불국사 홈 펌)
5. 감은사터
비오는 날 사진이 더 잘 나온다며 풍경님이 감은사로 가자고 한다.
이리저리 사진을 찍으며 전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한 번도 시도 해보지 못했던
건너 도로에서 감은사를 올려 찍어 보기도 하며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고
이제 집으로 갈거나 하는데 풍경님이 좋은데 소개 해준다며 가잔다.
노곡산방-와인과 옻비누 등 녹색자원연구를 하고 계시는 노곡 김영도님과
‘한자의 기막힌 발견’ 저자 조옥구교수님과 분위기 좋은 산방에서 주다담을
나눌 수 있는 영광스런 자리도 가졌다. 와인 한 병과 천연비누도 덤으로...
토요일에는 이른 11시부터 대성사- 진불사- 성불암- 동하식당- 할매집국밥,
일요일에는 이른 06시부터 불국사- 감은사- 노곡산방
주말 이틀 동안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부대끼며 나누었던 애기와 색다른 경험은
아마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열심히 싸돌아 댕긴 결과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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