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지역/경상도

관음과 달마상

참땅 2012. 6. 19. 14:18

 운문사 대적광전 후불벽이면의 관음과 달마상

 

운문사 대적광전 후불벽이면에 관음보살과 달마상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기어이 확인하고 왔습니다.

어쩌다 한번 가끔 들르는 운문사이지만 여태 그걸 몰랐다니 한심합니다.

 


 

먼저 법당 내의 비로자나여래에게 삼배하고 양해를 구한 후

법당 내부를 쭉 훑어보니 감시하는 보살님이 안보여 다행입니다.

후불벽 뒤로 돌아 들어가니 어두컴컴한 가운데 관음과 달마상이 보였습니다.

그림 위치를 확인하고 급한 대로 대강 촬영을 하고 다시 보니

우측에 관음과 선재동자가 위편에 정병도 보였습니다.

좌측에는 달마가 무섭게 노려보는 통에 움찔하여 자세히 보지도 못했습니다.


양편 귀퉁이 상부로 CCTV 카메라가 보여 더 지체하지도 못한 채

급하게 빠져 나오는 통에 자세히 관찰하지 못한 게 결국은 후회가 되었네요.

집에 와서 확인 해 보니 달마상 하부와 우측 편에도 그림이 있는 걸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먼저 관음보살은 녹색의 두광, 옅은 청색을 가미한 회색이 어우러진 신광을

지니고 정면을 응시한 채로 앉아 있었습니다.

높직이 각을 이룬 붉은 색 보관 중앙에는 아미타 좌상이 보입니다.

보관 아래로 머리카락이 조금 보이지만 늘어뜨린 머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옅은 청회색 백의를 머리 위에부터 쓰고, 백의에 녹단색을 두른 양어깨를

감싸고 게다가 왼발까지 감싸고 있습니다.

훤히 노출된 앞가슴 영락장식에는 두 줄의 붉은 띠가 길게 매어져 내려 왔고,

장식단을 맨 군의에도 붉은 띠 두 줄이 매어 있는게 보입니다.

 

 

오른손은 오른 무릎 위에 손등이 보이도록 앞쪽으로 숙여 가지런한데

흡사 촉지인처럼 보이고, 왼 무릎 뒤쪽에서 대좌를 짚고 있는 왼손이

조금 보입니다.

 

백의관음 좌상과 연결된 뾰족한 바위에는 녹색보병이 받침그릇 위에

놓여 있는데 주구는 우편 즉 달마 쪽으로 향하고,

손잡이 장식 꼭지는 관음 쪽으로 향해 있습니다.

보병 속에는 3갈래로 갈라진 버들가지가 꽂혀 있습니다.

백의관음 왼쪽에는 나지막하나 기기묘묘한 바위가 있고

그 위로 대나무가 작은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윗면에는 산수화처럼 깊숙하고 험한 준봉을 멀리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관세음보살의 상주처인 보타락가산이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가부좌를 한 좌대 바위는 기묘하기 짝이 없는데,

우편 아래 하단부에는 붉은 옷을 입은 화엄경 입법계품의 선재동자가 쌍상투를

튼 채 합장을 하며 보타락가산의 관세음을 향해 서 있습니다.

막 피어오르는 연꽃을 발판으로 삼고 엉덩이를 뒤로 빼고 무릎을 구부리고

그러나 바라보는 눈길은 한없는 공경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좌측 동편에는 옅은 붉은색 가사로 온 몸을 감싸고 꿈쩍도 않고

달마가 앉아 있습니다.

머리에는 밝은 청회색의 두건을 썼지만 굳게 다문 입술은 지금의 상황이

심각한 듯 하지만 양쪽 볼에는 연지를 바른 듯 바알갛게 물들어 있습니다.

앞으로 모은 양손은 소매 속에 감추고 다리도 보이지 않지만 겉으로 드러난

옷의 형태로 보아 오른쪽 다리를 왼다리 위에 올려놓은 것 같습니다.

약간 우측으로 치우친 아래 하단부에는 자기의 왼 팔뚝을 잘라 법을

구하고자 한 혜가가 파초 잎에 손목을 감싸 달마에게 바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편으로는 붉은 색 저고리와 하얀 바지를 입은 동자가 부채를 들고

차를 달이는 장면도 엿보입니다.

또 두 분의 나한상 비슷한 그림도 보이는데 자세히 관찰하지 못하여

지금으로서는 명호 확인이 곤란하네요.      

그 중 꽃병에 다섯 갈래로 갈라진 나뭇가지를 꽂은 병을 앞에 둔 사람은

어찌 보면 손을 합장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림이 어두워 세세히 보지 못한 게 지금도 후회가 됩니다.

다시 갈 기회가 생긴다면 세세하게 관찰해 보고 싶습니다.  

 

                              논문: 조선시대 후불벽이면 백의관음도에 대한 연구 -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