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실상사 바리승탑
통일신라 9세기부터 시작된 선종의 9산 선문이,
처음 신라 흥덕왕대에 지리산에서 문을 열었으니
바로 실상산 실상사이다.
실상사에서 왼쪽 옆길로 빠져 나와,
약수암자 오르는 길가 왼켠 산자락 끝 무렵,
자락 끝에 묻힌, 조계암터의 승탑 전에
오늘 일정의 최고 정점- 이를 하이라이트라 부르고 싶다-
우리 시선을 확 잡아 땡기는 한 선사의 탑이 숨어있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큼직한 그릇꼴(발우)이다,
상륜부를 뚜껑으로 하여 큼지막이 덮고, 그
릇 표면에다 어여쁜 테도 두르고 하여
잘 꾸미고 잘 생긴 엄격한 그릇, 바리꼴이다.
그것도 스님네 발우보다 크고 장식도 한, 마지(밥)그릇의 형태이다
이는 부처님께 올려지는 마지(공양)용 큰 바루 모양이다.
탁발로 얻은 음식으로 하루 1끼니만 섭하고
무소유의 비구계를 철저히 지키며
가섭과 아난으로 이어져 오는,
오직 바루와 누더기 가사 1벌이 전부인 그들 진정한
비구는 그저 선에 들고, 빠지고, 잠기는 삼매의 해인에서
치열하게 목숨 걸고 스스로와 싸우고 있는 중인 것이다.
그리하여 이름까지 한 조각구름(片雲)인 어여쁜 스님의 묘(부도)이다.
이 승탑을 세운 연대는 정개 10년, 경오는 850년 또는 910년으로 추정합니다.
(創祖洪陟弟子, 安峯創祖 片雲和尙浮屠. 正開 十年 庚午歲 建).
創祖洪陟弟子: 편운화상은 실상사의 개산조인 남악 홍척국사의 제자이며,
安峯創祖: 성주 안봉사의 개창조로도 추정 되고 있으며,
正開十年 庚午歲 建: 정개는 연호인데, 당시 통일신라는 물론
중국, 발해에도 없던 연호로 알려져 있었는데, 김포광 이라는 한 스님은
후백제 견훤의 연호로 추정하고 있다 합니다.
특이한 형태에 특이한 명문이 있는
편운화상 부도의 명문에 대해서는 아직
학계의 검증을 거치지 않았지만 ‘탑’ 대신 ‘부도(浮屠)라는
명칭을 사용한 극히 희소한
예이므로 정밀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카페-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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