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조 알을 낳다가 그만...
조일전쟁 중 그 치열한 전투의 역사를 품에 안은 진주성,
생떼 같은 7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 처절했던 역사의 현장 진주성,
일군의 복수전으로 한명의 조선인도 살려두지 말라는 그 명령으로 우리의 선조들은
그렇게 진주성에서 죽어 갔으며 삼십리 밖까지 그 피냄새와 시체 썩는 냄새로
감히 접근조차 못하여 제대로 장례도 치루지 못하였다는 그 피눈물의 진주성.
어느 해 진주에서 진주성 복원을 위하여 성내 민간인 초가집들을 정리하던 중 제대로
보상 협상을 못한 초가집이 두서너 채 있었는데, 그 중 한집에 장닭 한 마리와
암탉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답니다. 근데 이너무 집구석에서는 허구한날 부부싸움을
하는데 말이 부부싸움이지 일방적으로다 맨날 천날 암탉이 쥐어터지는 겁니다.
그 옆집에 살던 염소가 보이 기도 안차는 겁니다.
어째보면 불쌍하기도 한데 부부싸움이라 함부로 끼어들지도 못하겠고 전전긍긍 하던
차에 어느 날 오늘도 열심히 쥐어 터져 머리가 다 뜯겨져 나간 암탉이 자기 집으로
도망을 오는 겁니다. 그래서 암탉에게 조심스레 물어 봤습니다.
‘허구한 날 깨지면서 왜 같이 사냐?’ 고
암탉의 대답 ‘냅둬유, 지가 잘몬 했시유’
‘아니 멀 그렇게 잘몬해가 맨날 맞고 사는데?’
‘얼마 전에 지가 임신을 했자나유’
‘그래 아 맞다 그랬었지’
‘그게유, 오리 알을 낳았시유’
허~걱 오리 알... 암탉이...
그런 일 있은지 며칠 뒤
마침 염소네집이랑 오리집도 협상이 잘돼가 다 떠나뿌고 이제 오직 이 암탉집만
남게 되었는데 허구한날 맞고 살던 암탉이 어디 바람 필데도 엄꼬, 어디 하소연할데도
없어가 그만 집을 나가 버렸습니다.
하루하루 기다리며 지까짓게 가모 어디 갈끼라꼬 하며 애써 기달려 보았으나
하루하루가 그만 석달 열흘이 대뿌까네 이 장닭 애가 닳도록 달다가
암탉을 찾기로 하였습니다.
온 성내를 다 돌아 댕겨 밨으나 이 암탉을 밨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루는 터덜터덜 사람이 잘살지도 않는 뻘밭쪽으로 가고 있는데 멀리서 소가 보입니다.
‘머리칼이 다 뜯겨져 나간, 그러나 우에보모 쪼매 잘생긴 암탉 한 마리 밨능교?’
‘암탉, 비실비실 말라 비틀어져가 홀쭉허니 봉두난발한 암탉 말인교?’
한가로이 풀을 뜯던 소가 되물어 봅니다.
‘아 예, 맞니더. 혹시 밨능교?’
‘그 암탉 한 달 전 쯤인가, 타조알 낳다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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