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우선생님의 소식을 듣고
친구가 있었다.
아니 술친구라 해야 하나
그보다는 편하게 앉아서 쇠주잔 기울이며
사람 사는 얘기도 나눌 수 있고,
내 치부스런 얘기도 술렁술렁,
친구의 농 같잖은 부끄러운 얘기도
허심탄회 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도 되고 형도 되고 선배도 되는
그러한 친구 같은 형이 아프단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마다하고
좋으나 싫으나 달고 사던 담배도 멀리하고
사람 사는 속세를 떠나 물 좋고 공기 맑은
산새 지저귀는 아담한 오막하나에
말 잘 듣는 개도 한 마리 키우며
살랑바람에 책 보다 잠 오면
그대로 지친 몸 누일 수 있는
내 작은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 하였다.
엊저녁 혹시나 했는데,
제발 그것이 아니었으면 했는데,
포항에서 서울까지 구급차로 이송된 걸 보면
사태가 심각하리란 걸 짐작은 했지만
설마 그러려니 했었는데...
짠한 가슴이 미어진다.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미어진다.
검게 탄 얼굴하며 바싹 말라가는 신체,
피곤한 무력감에 처진 어깨
기가 빠진 말소리에 기웃 짐작은 나이 탓이려니
별잖게 넘어가면서도 웬지 불안했었는데
그래도 그때 뿐, 돌아서면 잊고 있었는데
형!
내 무심함에 죄스럽다.
그리고 미안하다.
♣ 강병우 선생님이 간암 말기란다.
성모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04/18일 저녁에
서울 삼성병원으로 구급 이송되었다고 한다.
삼성병원에서 조차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태인지라 오늘 다시 포항으로 내려 올 것 같단다.
참말로 막막하다.
그렇게 가까이 지내다 갑자기 이렇게 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내내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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