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

석가모니 부처님의 항마성도의 순간

참땅 2013. 12. 11. 09:28

 

석가모니 부처님의 항마성도의 순간

 

남인도 나가르주나꼰다 고고박물관(3~4세기)

 

풀 베는 청년 솟띠야로부터 길상초를 받아든 석가보살은 보리수 아래로 발길을

옮겼다. 보리수 아래에 석가보살이 좌정하자 마왕 파순은 그가 곧 깨달음의 정각을

이룰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을 감지하고는 온갖 방해를 시작했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싯다르타 태자로 태어나 출가 수행자가 되어 오랜 고행을 통한

깨달음으로 중생구제의 길로 들어선 것을 일러 우리는 항마성도(降魔成道)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집착하는 욕망 세계의 주 대상을 마왕 파순으로 여겼고, 집착의

욕망을 초월한 평화로운 내면을 깨달음의 주인공을 부처님으로 대비시켰다.

 

마왕이 위력을 발휘하는 최대의 순간은 불교라는 종교가 탄생됨을 의미하는

항마성도의 순간이다. 석가보살 앞에 마왕이 펼쳐 보이는 마왕은 인간이 창조할 수

있는 다양한 욕망을 보여준다. 항마성도 장면에서는 겁박과 패배의 모습을,

미희/보희/다희 세 딸들을 앞세워 미인계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인 성()으로 유혹

해 보기도 하고 대규모 군대를 동원해 위협해 보기도 하고 작은 정병 하나를 세워

넘어뜨리는 힘의 대결을 펼치기도 해보지만, 결국 이기지 못하고 물러나고 만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마왕 파순에게 이르기를

그대는 전생에 착한 일을 딱 한 가지 한 인연으로 천상에 태어났지만, 나는 무수한

세월 동안 공덕을 쌓아왔다고 하였다. 이에 마왕은

그것을 누가 증명하겠느냐?’고 맞받아 쳤다.

이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오른손으로 땅의 신 지신(地神)을 부르니 지신이 부처님

과거생의 공덕을 증명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석가모니부처님이 오른손으로 땅을

가리키고 있는 손 모양을 우리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라 부른다.

이 수인이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대표적인 수인(手印)이 되었다.

 

사각대좌 위에 오른손은 땅을 가리키며 결의에 찬 굳센 표정으로 앉아 있는 부처님

좌우로 마왕과 그의 아들들에 의해 공격을 제지당하는 마왕 파순이 표현되어 있다.

주로 갑옷을 입거나 무기를 든 마왕 파순은 호전적이었던 유목민의 모습을 반영한

것으로, 간다라 미술을 꽃피운 쿠샨족들은 마치 전쟁을 치르듯 석가보살과 마왕의

대결장면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대좌 앞에 고통을 호소하듯 널부러진 두 명의 인물은 패배한 마군중(魔群衆)들이다.

                                                                         ('불교미술 읽기'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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