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마지막 여정으로 오늘은 안동으로 향했습니다.
진실당당님과 점심으로 복어탕 한 그릇씩 집어넣고는 아쉬운 작별을 하고...
가는 길에 이집트님이 들렀던 금계리전탑으로 향하는데
하늘은 캄캄하고 비는 어구야꼬 쏟아지고 있습니다.
카메라 젖지 않게 우산 받치랴, 사진 찍으랴 여~엉 불편하기 그지없습니다.
무너진 전탑 앞에 서니 잡초더미를 헤치운 흔적이 있어
누가 다녀갔는지를 대충 짐작해봅니다- 겁 없는 아지매들...
어라 근데, 저 뒤에 미륵당 같은 자그만 건물이 보입니다.
어머나, 미륵을 모셨는데, 누가 훔쳐갔나 봅니다- 미륵님(?)을 새로 모셨네요.
제단 같은 자연석 돌이 앞쪽을 차지하고 그 안으로 석물 몇 개
그리고 미륵님이 좌정하고 계십니다.
미륵님이 앉은 좌대는 우주가 뚜렷한 석탑의 탑신 부재입니다.
참 정겹게 보입니다.
‘종교를 과학과 논리적으로 해석하지 말라’
‘맹목적인 믿음이야말로 순수 종교인의 자세이다’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났는지...
그렇게 저렇게 살펴보다 문득 탑신에 새겨진 우주에 그림을
새긴 것 같은 흔적이 설핏 보입니다.
꽃이 아니라 해도 좋습니다, 허나 지 눈에는 틀림없이 꽃입니다.
이 시대에 겁(?)을 상실한 아지매들이 헤쳐 놓은 전탑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막대기로 호미로 마구 휘젓는 모습이 아련하게 보입니다.
가까운 파출소로 신고하까 싶다가 비가 너무 많이 와 참기로 했습니다.
안동 시내로 접어들도록 여즉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하미나 하마나 싶던 비는 오히려 더 세차게 퍼붓고 있습니다.
안동의 월곡님께 안동 도착 했다고 연락 하려다 오늘 수곡리에는
가기 힘들다 싶어 옥동의 삼층석탑을 먼저 찾았습니다.
소롯이 드러나 지대석은 그저 그런데
하층기단부의 갑석은 참으로 맵시 있게 뽑았습니다.
1층 탑신에는 커다랗게 문비를 새겼고
상층기단부의 갑석은 얕은 각을 주어 빗물이 잘 흘러내릴 수 있도록 하였고
모난데 없이 공굴리는 부연, 호각형의 탑신 괴임대는 도드라지도록 새겨져 있네요.
지나칠 뻔 했던 하층기단 면석의 안상무늬 좀 보소
완제이 요새 흔하디 흔한 ‘하트’ 문 하고 우에 저리 똑 같노
참말로 히얀하네...
월곡님 사무실에서 커피 한잔하고 월곡님과 늦은 오후 시간에 수곡리로 향합니다.
다행히 비는 그칠락 말락 하여 큰 비는 오질 낳아 조금은 다행이다 싶은데
월곡님께 큰 신세를 지는 것 같아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수곡리의 암각화는 주로 말발굽형과 특정 인물(무당)형 그리고 애기 발자욱,
윷판형암각화, 큰바위구멍 더불어 확(예: 깃대꽂이)형 등이 숱하게 산재 해있습니다.
이 그림은 무당을 표현한 것이라 하는데...
무지한 탓에 지는 퍼뜩 이해가 가질 않아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 수조는, 정한수를 떠 놓고 무사안녕을 빌던 우리네 할머니들처럼
옛사람들이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그릇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윷판형 그림입니다. 북두칠성의 일년사계 돌아가는 형상의 그림입니다.
말발굽형 그림이라는데 두 그림이 조금씩 다릅니다.
해서 성기형 그림이 변형된 그림이라는 설도 있다네요.
말발굽형, 새발자욱형, 성기형- 글쎄요...
큰바위 가장자리에 이처럼 깊고 길게 구멍이 뚫려 있는데
아마도 깃대를 꽂았거나 또는 천막(?)을 칠 때 기둥 역할을 한
것을 고정 시키기 위한 구멍이 아니었나 한답니다.
애기 발자욱인데- 사진이 조잡스러워 쫌 글치요...
여기서 바라다보이는 저 앞쪽 산이 ‘애기산’ 이라며 조사를 해보고 싶다는
월곡님의 설명에 충분한 호응을 해주고 싶습니다.
북두칠성이 변환하여 윷판형 그림이 생겼는데 이 그림은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저 멀리 임하교가 보입니다.
몇 년 전만해도 포항에서 안동으로 갈려면 저 다리를 건넜어야 했는데
지금은 고속도로와 새로 생긴 도로로 잊혀져 가고 있는 다리가 되어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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