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10/5일 새벽 03:30
포항에서 밥탱이삿갓님, 세잎클로버님과 함께 셋이서 출발.
전날의 일기예보로는 10mm이상의 비가 온다고 하였지만...
아니다 다를까, 대구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진입하자마자
짙은 안개속을 조심조심 가는데 선산지나 문경 못미처에서
빗방울이 보이는가 싶더니 금방 천둥, 번개가 난리를 친다.
‘이거 이러다가 여주까지 드라이버만 하고 돌아오는 거 아인지 모르겠다’
‘우중답사도 또 다른 멋이 있니더’ - 밥탱이삿갓
충주에 도착하니 06:00경
충주역 앞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때우고 광해대왕님과 만나 여주로 출발
여주에 진입하니 언젠지도 모르게 이미 비는 그쳐 있었다.
신륵사에 닿으니 하늘은 언제 비 왔냐는 식으로 맑게 개어 있다.
그래도 아직은 구름이 간간이 남아 있어 해는 고개를 디밀지 못하고
구름 속에 가려져있다.
책 속의 사진으로만, 글로만 읽으며 못내 아쉬워하던 곳이 아니던가.
포항에서 경기도까지는 너무 멀어 한번 오가기가 쉽지 않다.
혼자서 오기에는 운전이 부담스럽고 동행 할 사람도 쉽게 나타나질 않아
속으로만 애?㉭? 하던 그런 곳을 드디어 오늘에사 소원을 이룬다.
가슴이 부풀어 올라 미쳐, 미쳐 날뛰고 싶을 정도로...
그 연유는 전탑 때문이라지만 송림사전탑, 신세동전탑 보다는 못한 것 같다.
경기도에 전탑이 귀해서 그러나...
화강암으로 높게 그리고 튼실한 기단부를 만들고 벽돌로 쌓아 올린 탑은 6층인지,
7층인지도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완성된 형태로 남아 있는 국내에서 유일한 전탑’ - 책에 씌어진 내용이지만 내가 보기엔 영~
보수를 하고 또 하고 그래선지 벽돌 한장에 새겨진 반원 2개를 포개면 벽돌 2장에 원모양
2개가 완성되는데, 뒤바뀌고 흩어져 제대로 맞는게 보이질 않는다.
기단부 사방 중심부에 장방형의 석재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광해대왕님의 설명으로는 십이간지의 순대로 방위를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즉 자는 북, 묘는 동, 오는 남, 유는 서
지금 탑기단부 석재에 남아있는 글자 묘, 유는 뚜렷이 볼 수 있다.
여강의 용에게 재갈을 물리기 위해,
풍수지리설에 따라 허한 지세에 보를 기하고자,
강을 따라 오가는 등대지기의 역할로써 - 이 전탑에 따라 붙는 설명이다.
극락보전 앞의 흰대리석으로 탑신을 구성한 다층석탑은 또 내짧은 상식을 비웃는다.
탑의 층수는 3, 5, 7, 9... 즉 음의 수로... 이건 아니잖아.
전탑 층수도 6층이라 애매한데 또 8층이라니...
그러나 탑신석의 체감률로 봐서는 9층, 11층, 13층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상층 기단부 면석에 새겨진 용무늬는 세밀하고 화려함에 용이 곧 튀어나와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 오를것만 같다.
깨진 기왓장으로 쌓아 올린 적묵당 굴뚝은 예스럽기만 한데,
인왕상은 뭔가가 불편하다.
명부전 뒤편 양지바른 언덕위에 모셔진 2기의 부도는 편안하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라는 노래는
이 두기의 부도 주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편안하게 그리고 양지바른 언덕에서 ‘너거는 떠들어라 내는 잘란다’ 고 한다.
조사당 뒤 높직한 언덕위에 모셔진 나옹선사부도, 부도비, 석등은
주위 나무로 가려져 습한 기운을 느낀다.
아직 해가 중천위로 떠오르지 않아 그래선지 모르겠지만...
석등의 화사석 기둥마다 새겨진 용은 화려하고,
화창위에는 아름다운 비천상이 하늘을 날고 있는데,
웬 뜬끔없는 소리 - 화창의 양식은 ‘사라센’ 계통이란다.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는 식이다.
앞에는 무학대사가 나옹화상을 위해 심었다는 향나무가 허리를 굽히고 있다.
무학대사는 여즉 스승에게 예를 바친다.
이제 그만 일어서셔도 되는데...
조사당내부에 모셔진 세분의 영정 앞에는 누구의 상인지 모를 상을 모셨는데,
누구 아시는 옛님은 속히 댓글 바랍니다.
설명 추가하면 겨울 오리지날 과메기 배달 됩니다.
비좁은 영역을 오밀조밀하게 부대끼며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기에 남한강은 그렇게 도도히 흐르고
또 우리 옛님들은 그들을 찿아 뵙고 살아감의 희열을 느끼고 있는지도...
해우소에서 속세에 때묻은 한줄기 소변을 털고 나오는데
뒤편쪽에 부도가 한기 보인다.
얽히고설킨 잡초 덩굴로 뒤덮여 ‘누구 아는 사람 없소’ 하고 부르길래
냉큼 달려가 본다.
부도명을 ?O으려고 이리저리 살펴봐도 보이지 않는데 풀더미 속에서 곤하던
애꿎은 모기떼만 깨워버렸다.
모기떼 극성에 쫓겨 내려오면서 우리네 삶은 맨날 쫓겨 다녀야 하나 싶다.
이제는 시간에 쫓겨 다음 답사지 고달사터로 향해야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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