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지역/경상도

김천 태화리 석불, 석탑 및 용화사 석불

참땅 2010. 3. 2. 13:52

삼일절 비 오는 날 김천 세군데

 

신라옛길팀과 남산답사를 예정하고서도 도무지 마음이 놓이질 않는 것은 올겨울

유난히도 잦은 눈, 비 소식 때문이다.

정월 대보름날 날씨가 쾌청하여 설마 내일 또 비가 오지는 않겠지 했던 우려는

‘유현’님의 비 오모 몬 가고 비 안 오모 가니더 하는 연락에 비 올 확률이 더

많아짐을 화~악 감지 해버렸다.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비가 밉상시럽게도 뿌려댄다.

의례껏 휴일에는 늦잠 자던 습관을 오늘 어기고 나니 갑자기 머하지 싶다.

아, 맞다. 그래 김천 직지사...

답사 취소 문자를 받고 집사람을 독촉하니 영 불만투성이다.

포항에서 김천까지 약 2시간여를 달리고, 달려 직지사.

느긋하니 경내를 둘러보고 성보박물관으로 가니 이런, 월요일 휴관.

 

경주의 김환대님에게 SOS, 직지사 근처 볼만한 곳 추천.

태화리 석조보살입상, 가막사터 석탑, 용화사 관음보살입상을 알카준다. 

 

1. 태화리 석조보살입상


김천시 봉산면 태화리 590, 음지마을 동네 안 오르막길로 100여m 올라가면 마을 비탈진 텃밭 안, 전각에 모셔져 있는 아담한 체구의 보살입상입니다.

1994년 4월에 지정된, 문화재자료 제289호로 고려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광복 직후까지 어느 보살이 조그마한 암자를 짓고 부처님을 모셔오다가

암자가 허물어지고 석불만 남아 1994년에 철책을 설치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전각을 씌우기 전까지는 무릎 밑 하체가 매몰된 상태였으나 지금은 발등부분까지

완전히 드러나 있으며, 모셔진 불상 높이는 약 90㎝정도입니다.

보살상의 조성 양식이 특이하고 조각 기법이 우수하며 특히 머리모양이 재미있는데

지 눈에는 동자의 머리 생김새와 흡사하게도 보입니다.

이 불상에 불공을 드리면 득남한다는 소문이 있어 요즘도 촛불을 켜고 기도하는

사람이 있는지,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반 토막 페트병 안에 남은 초가 보입니다.  

안내판에는 막연하게 ‘문수보살’로 설명하고 있으나 왜 그런지는 지도 모립니다.

 

깔끔한 전각- 답답하지만 다행히 나무창살 문을 개방해 놓았습니다.

 

복스런 얼굴로 다솜하니 반겨 줍니다.

 

머리 모양이 특이합니다. 

 

'저 이제 가볼랍니다. 부처님! 세세생생 하소서...' 

 

2. 태화리 가막골 석탑 

태화리 석조보살입상이 모셔진 전각에서 도로 건너 양지마는 가매기라는 마을로

옛날 가막사라는 절이 있어서 불려지는 마을이름인데 이곳에는 가막사의 유물로

보이는 석탑이 태화1리 경로당 뒤편 과수원 안에 서 있습니다.

아마 태화리 석조보살입상은 가막사에 속한 암자에 모셔진 것으로 추측되기도

하는데 지금 가막사터는 흔적을 찾기 힘들고 얼마 전까지 석탑이 있던 주변 너른

터는 과수원으로 변해 석탑은 과수원 거의 중앙에 있습니다.

네비로 주소를 찾느니 태화1리 경로당을 찍는게 찾기 쉬울겝니다.


기단부 갑석의 내림마루 형식과 기단면석의 문양으로 보아 고려시대 것으로 보이며

아직 비지정으로 남아 있다는 것에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하마나 그칠까 싶던 겨울비(이제는 봄비?)는 왼 종일을 치적거리고 젖은 땅으로

댕기니라꼬 운동화가 젖어 발이 시렵습니다.

비 맞기 실타꼬 집사람은 가마이 앉아 ‘천리향’만 까 재낍니다.

 

 

너른 터 주변이 이렇게 과수원으로 변했습니다.

 

어느 뉘 할매가 정한수 한 그릇 떠놓고 복을 빌었던가 봅니다.

 

요렇게 기단면석에 꽃무늬도 보이네요...

 

돌과 시멘트로 높직한 기단을 쌓고 다듬은 돌로 배례석을 삼았습니다. 
 

3. 용화사 석조관음보살입상


김천시 봉산면 덕천리 502-2, 용화사의 관음전에 모셔진 불상으로 유형문화재

제250호로 1990년 8월 7일에 지정되었습니다.
김천 봉산면의 용화사가 자리한 곳은 일명 미륵당이라고도 하는데, 신라시대 때

부터 절터였다고 합니다.


관음전에 모셔진 관음보살입상은 넓적한 화강암에 양각으로 새긴 불상으로 높이

2.73m, 어깨 폭은 약1m 정도의 고려 초기 불상으로 추정되며 어느 골짜기에 있던

것을 1927년 이곳으로 옮겼는데, 머리에는 상층정자관형의 삼산관을 썼고 착의

방식은 통견을 걸쳤으며 다리 양쪽에 손에 약호를 든 동자상 둘을 새긴 특이한

형식입니다.

광배는 주형이고 두광과 신광은 두 개의 선으로 양각했으며 그 바깥쪽 신광에는

화염문, 안쪽 신광에는 꽃무늬로 가득 채워 놓았습니다.

머리에 비하여 몸통이 짧아 균형을 잃었고 이목구비가 도식적이긴 하나, 온화한

얼굴 표현과 간결한 선 등은 고려 초기의 입상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어느 계곡에서 옮겨진 이 석불상에 비바람을 막으려고 관음전을 지어 그 안에

봉안하고 예불을 올리니 용화사가 창건 되었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치적치적 내리는 비로 싸한 날씨에 인적조차 드문 용화사는 길 바로

옆에 뜬끔 없이 나타나며 주 통행하는 사천왕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절 뒤편으로 해서 바로 관음전 앞에 주차를 하니 영 볼쌍 사납게 느껴집니다.

들고나기에도 영 불편하니 말입니다.

 

상호가 참 온화하게 보입니다.  동네 애들처럼 따라나선 동자는 아부지

옆에 꼭 붙어서 아예 떨어질 줄을 모르고...

 

조금 큰애는 무슨 정병을 손으로 받들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작은 애는 두 손으로 공손히 보시물을 공양하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너털 웃음을 지을 것 같은 온화한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삼산관 중앙에 아미타부처님도 앉아 계시네요.  

 

김천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주위에서 흔히 보던 불상이 아니라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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