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와 그 장식품
상여는 관에 넣은 주검을 죽은 이가 살던 곳에서 무덤으로 옮겨 주는 가마이다.
상여는 그 규모가 커서 상여를 운반하는 상두꾼의 수효는 보통 24명으로 6명씩 두 줄로
양쪽에서 가마채에 묶은 끈을 어깨에 메고 움직인다.
더 큰 상여는 36인의 상두꾼이 메도록 하였다. 근래에 사용되기 시작한 보다 간소한
형태의 꽃상여는 보통 8-14명의 상두꾼이 가마채를 어깨에 멘다. 대부분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상여를 사용하였으며 조립식이어서 평소에는 해체하여 특정한 곳간에 보관한다.
상여를 정비하는 일은 상두계원들이 맡아 하며, 상두계는 마을의 이삼십 가구로 이루어져
상여의 운반, 무덤 터다지기, 묘 쓰기 등 일을 하는 공동조직이다.
상두계를 향도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상여를 나가기 전날에는 상두꾼들이 모여 빈 상여를
메고 발을 맞춰보며 놀이판을 벌이는 등 서로의 친목을 돈독히 한다.
상여의 목적은 관에 넣은 주검을 무덤까지 운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검을 무덤까지 옮겨
놓은 다음 상여를 불에 태우는 경우도 있다.
특히 꽃상여는 제작하기가 간편하여 초상나면 즉시 만들고, 사용한 다음에 보통 태운다.
영여
영여는 상여 앞에 앞서 가는 작은 가마이다.
영여는 죽은 이의 영혼을 담은 혼백상자와 향로, 영정 등을 실어 영혼이 타고 가는 가마이다.
영여는 2인교처럼 끈을 엇걸어 어깨에 걸고 두 손으로 허리 높이 오도록 가마채를 잡고 운반
하기에 요여라고도 부른다. 죽은 이의 혼을 상여 앞에서 메고 가는 영여는 상여에 옮겨온
주검을 무덤에 묻은 다음 그 영혼을 집으로 다시 모셔온다.
영혼이 집으로 되돌아오기 전 '반혼'이라고 부른다. 반혼을 하는 영여는 반드시 무덤까지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처럼 영혼을 싣는 가마와 주검을 싣는 가마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점에서 혼과 몸이 분리되며 이승과 저승이 구별되는 세계관을 볼 수 있다.
영여의 구조는 세면이 막혀 있고 정면에는 여닫이문이 쌍으로 달려 있으며 문 앞에 신발을
놓는다. 죽은 이의 혼이 안에 있다는 상징이다.
반혼을 할 때에는 영여에 이 신발을 싣고 와서 빈소에 모신다.
영여의 지붕에는 녹색 바탕에 붉은 색 연꽃 봉우리가 달려 있고 옆면에도 연꽃 망울이 피지
않은 채로 그려져 있다. 이는 상여에서 사용되는 유일한 식물인 연꽃이 영혼을 재생시킨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기서 연꽃의 주술적 상징을 볼 수 있다.
요즘에는 영여 대신에 죽은 이의 사진을 어깨에 걸고 상여 앞에 서는 경우가 흔하다.
상여의 구조
상여는 영여에 비해 규모도 크고 꾸밈과 장식품들이 다양하다.
상여의 기본 골격은 대체로 상중하 셋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두 개의 긴 장채 중앙부에 네 면이 연결된 기반 틀이 있고 그 위에 관을 놓은 방상이 있다.
그곳에 네 수직기둥을 세워 집 모양으로 만든 운각이 있다. 상여의 맨 위 부분은 보통 흰
천으로 만든 휘장을 두르며 이것을 앙장이라고 부르는데, 흰 뜬구름처럼 보이며 차양 역할을
한다.
앙장 네 면에 백색, 청색 혹은 홍색 천으로 연꽃의 수술과 청사초롱을 달아 저승길을 밝혀
준다. 상여의 중심부는 집 모양의 장방형 운각이다. 운각의 앞뒤에 귀면이 그려져 있고 운각
앞부분에 수염 달린 나무 꼭두가 세워져 있다. 그 뒤로 용의 자웅이 조각된 용수판이 장식
되어 있다.
몸체의 양옆에 난간을 만들고 그 위에 여러 종류의 나무 꼭두를 세워놓는다.
죽은 이가 관직이 있었던 사람이면 의관을 갖춘 모습이고 말이나 호랑이 등을 타게 하거나
무사에게 칼이나 창을 들게 하고 시종들을 호위하게도 한다. 또 작은 북을 치며 춤추는 대를
세워 놓아 화려한 장례행차를 보여준다.
운각의 정상에는 청룡과 황룡 두 마리가 앞뒤를 향해 서로 몸을 꼬고 있는데 이것을 용마루라
고 부른다. 용두의 입에는 야광주를 물린다. 용마루 위에 호랑이를 타고 앉아 있는 염라대왕과
저승사자, 강림도령이 차례로 서 있는 것도 있으며 상여에 따라 어떤 것은 그 중 하나만 세우
기도 한다. 이들은 저승에 속하면서 이승과 저승을 드나드는 신적 존재이기도 하다.
용마루 양옆으로 연꽃을 조각한 운궁판이 있으며 그 귀퉁이 네 면에 화려한 색상의 봉황머리
가 서 있다. 하늘을 나는 봉황은 신화에 등장하는 새들과 마찬가지로 죽은 이의 영혼을 이승에
서 저승으로 인도하는 신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운궁판 둘레에 여러 개의 봉황머리를 꽂아놓는 것도 있다. 봉황의 부리에는 주홍색 굵은 줄을
늘어뜨려 중간에 매듭을 세 개 만들고 그 끝에 요령을 달았다. 상여가 움직일 때 또는 기울거
나 흔들릴 때 요령소리가 나서 상두꾼들이 상여를 바로 잡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요령소리는 잡귀를 쫓는 구실도 한다.
상여는 운각, 몸체, 난간, 용마루 등으로 이루어져 절의 전각과 같은 집 모양이며 죽은 이의
주검을 이승에서 무덤까지 무사히 모시는 운반 도구이다. 주검을 저승길로 데려가는 상여의
모습이 집과 같은 형태라는 점이 상여의 특징이다. 죽은 이가 이승의 집에서 나와 저승의 집으
로 떠날 때는 용과 봉황처럼 신적인 존재들의 비호를 받으며 가마를 타고 간다.
방상씨
상여 행렬 맨 앞에 서서 죽은 이에게 귀신이 달라붙지 못하게 잡귀 잡신을 몰아내는 역할을
하는 이가 방상씨 이다. 원래 방상씨는 역귀를 쫓아내는 의식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방상씨 가면은 황금색의 네 눈을 한 탈을 말하며 5, 6세기경 신라시대부터 장례의식에 사용된
기록이 있다. 방상씨는 4개의 금빛 눈에 곰 가죽을 쓰고 붉은 옷에 검은 치마를 두르며 창과
방패를 들고 있는 무서운 모습이다.
방상씨는 상여 주위를 돌며 긴 칼이나 창을 휘둘러 베거나 찌르는 시늉을 하며 귀신을 쫓아
죽은 이의 저승길을 편하게 한다. 상여가 묘지에 당도하면 방상씨는 미리 파놓은 무덤 속에
들어가 네 귀퉁이를 칼로 치며 귀신을 쫓아낸다. 죽은 이에게 원한을 가진 귀신이 죽은 이를
괴롭히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관을 무덤에 넣을 때도 방상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달아난다.
잡귀들이 그를 잡으려고 따라오게 함으로써 주검이 무사히 무덤에 묻혀 무덤 터다지기를 할
수 있게 한다. 방상씨의 노릇을 한 사람이 귀신들에게 잡혀 죽을 수도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에게 후한 대가를 치른다. 또는 방상씨 탈을 쓴 허수아비를 만들어 수레에 태우고 끌어가기
도 한다.
저승과 영혼
우리나라의 전통상례는 3일장에서 7일장까지 여러 날에 걸쳐서 매일 복잡한 의식절차를 지켜
야 하며 탈상까지 30여 단계의 의례를 거쳐 모두 3년 걸린다.
상여로 주검을 무덤에 옮겨놓은 것은 단지 주검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분리된 것을 말한다.
영여에 싣고 갔던 죽은 이의 영혼을 위해 제사를 지낸다.
상주는 3년이 지나야 비로소 탈상을 하게 되고 상복을 벗으며 음식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
죽은 이의 영혼은 3년 동안 이승에 머물러 있으며 복잡한 상례와 의례를 모두 마친 후에야
온전히 저승으로 떠나가고 상주도 현실적으로 살 수 있게 된다.
요즈음에는 백일 탈상이 늘어 전통상례를 접하기 어렵지만 고대로부터 내려온 죽음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여전히 전통상례에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장례일 아침에 주검이 집에서 나갈 때 상주들은 관을 들고 방의 네 구석을 향해 관을 세 번씩
올렸다 내렸다 하며 인사를 한 뒤에 문들 나선다.
문 밖의 댓돌 앞에 엎어놓은 바가지를 관의 앞부분으로 눌러 깨뜨린다.
죽은 이는 다시는 문지방을 넘어 집안으로 되돌아오지 말라는 부탁이다.
죽은 이의 주검이 무사히 저승에 가 있지 않고 그 영혼이 떠돌아다닌다면 죽은 이의 모습이
그의 친인척에게 나타나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괴로움을 당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저승으로
주검을 옮겨주는 장례행렬도 화려하고 이승에 머물러 있는 죽은 이의 영혼을 달래주는 의례도
신중하며 탈상 이후에 행하는 조상제례도 잘 지켜왔다.
죽음의 세계는 저승사자들이 관할하는 영역이다. 죽은 이는 염라대왕이 불러서 저승으로 가는
것이고 저승사자들은 죽은 이를 저승으로 데려간다. 상주는 저승사자들을 위해 상을 차린다.
밥 세 그릇과 반찬, 술, 짚신 세 켤레, 노잣돈 등으로 사자상을 차리는 것으로 보아 저승사자
가 셋임을 알 수 있다.
저승사자를 잘 대접하여야 죽은 이의 저승길이 편하다고 생각하였다. 죽은 이의 영혼이 저승
에 편히 있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주검이 저승에 무사히 도착하여야 한다. 악한 귀신이 죽은
이를 괴롭히지 않게 하기 위하여 장례 행렬에 방상씨가 큰 역할을 한다.
또한 청룡, 황룡, 봉황, 호랑이 등 상서로운 동물을 상여의 장식품으로 사용하는 목적도 죽은 이를 저승까지 무사히 보낼 수 있게 보호하는 것이다. 상여 몸체에 연꽃무늬를 장식하고 극락
세계를 보여주는 그림들을 단청으로 그려 꽂아 놓는 것도 죽은 이의 명복을 비는 것이다.
따라서 8명~24명의 상두꾼들이 상여를 무덤에까지 바르게 운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평지에서 나르는 것은 쉽겠지만 개천이나 강을 건너거나 산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에서 심히
기울어지지 않도록 상두꾼들은 힘을 합하여 애쓴다.
이때 상두꾼들의 지휘자라고 할 수 있는 앞소리꾼의 역할이 돋보인다.
상여 놀이와 상엿소리
장례일 전날에 상두꾼들은 상가에 모여 상여를 점검하고 자기가 설위치를 정한다.
저녁이 되면 빈 상여를 메고 놀이판을 시작한다. 상두꾼들은 앞소리꾼의 상여소리에 맞추어
발을 맞추며 다음날 상여 운반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연습을 한다며 마을 사람들이 모인 가운
데 빈 상여 놀이를 한다. 실제 상여가 나가듯 앞소리꾼이 상엿소리를 메기고 상두꾼들이
뒷소리를 받으며 갖은 놀이를 하게 된다.
우스개 몸짓으로 상주를 놀리거나 곡을 하면서 욕설을 하고 병신춤을 추며 상주뿐 아니라
문상객을 웃기는 경우도 있다. 마을 사람들이 상여 주위에 모여 춤을 추고 상엿소리를 따라
흥겹게 부르기도 한다.
장례일 아침 상여 나가는 길에 앞장서는 이는 앞소리꾼이다.
실상 상여를 메는 일은 상두꾼들이 하지만 상두꾼들의 발걸음은 북이나 요령 장단에 맞추어 앞소리를 메기는 앞소리꾼 몫이다.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북망산천 찾아간다' 하는 앞소리꾼의 노래에 따라 상여가 움직이면서
상두꾼들은 '너호 너호 에이넘차 너호' 하고 뒷소리를 받는다.
‘저승길이 멀다드니 대문 밖이 저승일세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진다고 설워마라
명년 삼월 봄이 되면 너는 다시 피려니와
우리 인생 한번 가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등 죽은 이의 신세 자탄 곡조로 산 사람들에게 이별을 고한다.
죽은 이는 저승으로 가는 길에 조금이나마 쉬었다 가려고 하지만 저승사자들은 쇠뭉치로 등을
치며 저승길을 재촉한다.
그때
'여보시오 사자님네 노잣돈이나 갖고나 가세 만단개유 애걸한들 어느 사자 놔줄쏜가'
하며 죽은 이의 심정을 토로한다.
한편 앞소리꾼은 상두꾼들에게
'여보시오 상두님네 이 내 말쌈 들어보소
머나먼 길 가시려면 재촉하여 가십시다' 또는
'여보시오 상두님네 이 내 말쌈 들어 보소
물도 좋고 길도 좋으니 잠시 그만 쉬었다 갑시다'
등 상여의 운행 지시한다.
이처럼 상엿소리에 장단을 맞추어 나가는 장례행렬은 우리 민족이 옛날부터 장례의식에
북치고 노래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중국의 역사서인 수서 동이전 고려조에 의하면,
'장례를 하면 곧 북 치고 춤추며 노래를 부름으로 주검을 묘지로 운반한다' 고 기록했다.
상여의 장식과 상징성
집 모양으로 꾸민 상여의 중심부 운각의 앞뒤 면에 그려진 귀면을 잡귀가 주검에 가까이 오지
못하게 보호한다. 즉 방상에 놓인 관의 영역이 상여 밖의 것과 다른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처용의 탈이 역귀를 쫓아내는 일을 하는 것과 같다.
한편 운각에 장식된 용들과 봉황, 연꽃 그리고 난간에 꽂아 놓은 선인을 태운 호랑이 등
우리나라 전래 문화에 흔히 나오는 상징물들이 상여에도 사용되는데 이는 저승과 내세에 대한
이해가 무속과 유불선 사상으로 어우러져 있음을 보여준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주검을 나르는 상여가 청룡, 황룡, 봉황, 호랑이 등 상서롭고 신적인 짐승
으로 장식되는 것은 그들의 도움으로 죽은 이가 극락세계로 옮겨져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산 사람의 염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상여의 장식품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용마루와 난간에 세우는 나무 꼭두들이다.
상여의 나무 꼭두에는 남자와 여자, 시종, 동자와 동녀, 호랑이나 말을 탄 무사나 선비,
의장을 갖춘 선비, 악기를 다루는 악사, 춤추는 광대 등 다양하며 젊은이, 중년, 늙은이 등
나이별로도 나온다.
선비들은 홍포나 녹색포를 입고 의관을 잘 갖춘 모습으로 죽은 이를 시종 호위하는 인물 같다. 젊은 여자 꼭두들은 주로 공양여인의 모습이다.
호랑이를 탄 염라대왕이나 동방삭은 용마루대 중간에 앉혔다.
나무 꼭두는 죽은 이와 함께 장례행렬에 참가하여 저승길을 동반한다고 이해된다.
중국에서는 대여(大輿)라고 하는 상여는 고인을 장지로 운반하는 도구이지만 또 하나의 집으
로 여길 수 있다. 죽어서 저승을 간다는 것은 이승의 집에서 저승의 집으로 바꾸어 돌아간다는
것을 뜻하는데, 상여는 양택(陽宅)인 이승의 집에서 음택(陰宅)인 묘지로 가는 동안에 임시로
거처하는 음양의 중간적인 집인 셈이다.
조선전기 《국조오례의》나 《가례》에서 상여의 형식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 후기
사회경제적 강자가 나타남으로서, 시신을 운구하는 상여 구조는 기본적으로 유사하더라도
지역과 가정경제 등에 따라 변화가 일어났다.
상여는 갖가지 화려한 장식물 부착과 다층화로의 변화가 일어났다.
기본적으로 용과 봉황, 초엽이 장식물과 상징물로 활용되었다. 이후에 상여에 각종 장식물과
기존 회화에서 주제로 삼았던 선인그림을 그리거나 조각과 채색을 한 후 부착하였다.
이들은 죽은 이를 아무 탈 없이 저승까지 이를 수 있도록 보호하는 구실과 저승에서 온전하게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구실을 한다.
일반적 형태 및 특징
장여장식은 용, 봉황, 초엽인 동식물뿐만 아니라 글자, 인물상을 주요 소재로 활용하였다.
글자표기 장식 : 글자를 표기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으나 살아있는 자가 망자가 좋은 곳으로
가도록 공간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간접적으로 의미를 알 수 있다. 연꽃 줄기에 ‘극’과
‘연’을 써 놓았다. 이 두 글자는 서방정토세상인 극락세계와 연화장 세계를 의미한다.
식물장식물 : 상여에 장식된 식물상징물은 꽃과 나무로 나누어진다. 꽃장식물은 연꽃과 모란,
매화, 난초를 활용하였다. 연꽃은 창조와 번영, 청결과 순결, 군자의 미덕을, 모란은 부귀영화
와 공명, 아름다움, 행복을, 매화는 순결과 절개, 선비의 절개, 장수를 상징하였다.
나무장식물은 대나무와 소나무를 활용함으로서, 무병장수와 곧은 기개를 나타냈다.
동물 장식물 : 조류와 어류, 동물을 형상화하여 상여에 조각과 그림으로 장식하였다.
조류는 봉황, 학, 원앙 등으로 장식하였는데 봉황은 길조를 뜻했고, 학은 장수를, 원앙은 부부
의 금실과 자손의 번창을 의미하였다. 어류로는 물고기 두 마리가 헤엄치는 모습을 염우에
직접 그리거나 조각하였다. 물고기는 장원급제를 의미하며, 특히 두 마리의 물고기는 부부화
합과 자손번창을 염원하는 민중의 소박한 마음을 담고 있다. 동물로는 12지, 호랑이, 소 등이
있다. 이들은 단일한 상징물로 조각하여서 상여에 부착하지 않고 사람이 이를 타고서 일정한
행위를 하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호랑이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영물로서, 민간신앙에서
산의 신령으로 믿어졌으며, 소는 농업을 천하지대본으로 알고 있었던 우리 일상생활에서 필수
불가결한 동물이었기 때문에 상여에 많이 묘사되었다.
인물장식 : 인물상들은 성직자와 선인, 범인 등으로 다양한 계층의 인물을 묘사했다.
종교지도자는 주로 스님을 조각하였는데 망자가 저승에서도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축원해 주는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또한 음악 연주자인 악사를 장식물로 제작하여 상여에 부착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음악으로서 망자를 즐겁게 저승으로 보내고자 하는 마음에서 묘사되었다.
인물형
동자(童子): 동자는 어린 소년을 가리키는 말로 불교에서는 20세 미만으로 出家하였으나,
아직 삭발과 구족계(具足戒)를 받지 않은 남자를 말한다. 동자는 세파에 물들지 않고 신성한
의미로 망자(亡者)에게 정성을 다하도록 한다. 도포를 입고 머리에는 쌍상투를 틀고 손은
공수하여 망자에 대한 엄숙함과 공손함을 보여준다.
저승사자(使者): 저승사자는 저승의 심판관인 염라대왕의 명에 따라 망자의 혼을 데리러 온
사자로서 삶과 죽음의 매개자이다. 냉혹한 존재이지만 망자가 선인일 경우 용서를 베풀기도
하는 융통성이 지낸 존재이다. 용마루에 조각하여 꽂아 놓고 저승까지 망자를 잘 데려가는 뜻
을 내포하고 있다.
재인(才人): 재인은 죽음이 슬픔이 아니라 더 좋은 곳으로 가라는 의미로 제작한 것이다.
재주를 부리고 노래를 부르며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으로 지루하고 무서움을 덜어주는 연희의
역할을 한ek.
신부: 신부는 이승에서의 중요한 순간인 결혼을 기억하라는 의미와 저승에서도 좋은 인연을
만나 백년해로(百年偕老)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작한다.
원삼, 족두리 등을 착용하지 않고 호적을 들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호적을 파서 시집 간다’라
는 말의 표현이며 이승의 호적을 파서 저승으로 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종: 망자의 시중을 드는 존재이다. 처녀이며 붉은 치마에 노란 저고리를 하고 땋은 머리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방삭(東方朔): 중국 한나라 장군으로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전설적인 인물로 흰 얼굴에
흰 머리와 수염을 달고 흰색 도포를 입고 있다. 장수를 상징하며 고인이 저승에서 오래 잘
살아가라는 의미로 상여의 용마루에 얹는다.
방상씨(方相氏)
중국 주나라 하관(下官)으로 질혼(疾魂)을 쫓는 상징적 존재이다. 보통 송판(松板)에 얼굴모
양을 파고 4개의 눈과 코, 입, 눈썹 등을 새기고 웃는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패여 있다.
상여의 맨 앞에서 붉은 옷을 입고 검은 치마를 둘러쓰고 창과 방패를 들고 칼춤을 추며 악귀를
쫓는다.
동물형
호랑이(虎): 호랑이는 재앙을 몰고 오는 맹수로 경계의 대상이지만 대부분은 인간의 편에
서서 잡귀를 물리치는 영물이다. 따라서 토속신앙에서 호랑이는 뱀․ 두꺼비 ․ 도마뱀․ 지네 등
의 오독(五毒)을 물리치는 벽사의 주재자이다. 또한 유교의 실천덕목인 忠, 孝의 존재이다.
용(龍): 용은 상상의 동물로 사영(四靈) 중에 으뜸이다. 전설 속에서 용은 구름에서 학과 연애
하여 봉황을 낳았고 땅에서는 빈마(牝馬)와 결합하여 기린을 낳았으며 사자는 용의 자식이라고 할 정도로 천변만화(千變萬化)가 무궁하다고 여겼다. 용은 풍요와 안전을 기원하며 권위의 상징으로 민간에서는 대문에 붙여놓고 액을 막도록 하였다.
봉황(鳳凰): 봉황은 아름답고 신비한 새로 덕(德), 의(義), 정(正), 신(信), 인(仁)을 고루 갖춘
영조(靈鳥)로 희망을 기원한다. 용이 남성적인 영물이라면 봉황은 여성적인 영물로 여제(女
帝)나 왕비의 표식이다.
봉황은 오색의 몸으로 다양한 깃털을 달고 있는 상상의 새로 상여에서는 고인의 영혼을 저승
까지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학(鶴): 십장생의 하나인 학은 중국의 길상과 신선사상에서 비롯되었다. 학은 천년장수하는
서조(瑞鳥), 선학(仙鶴)으로 우아하고 청초한 장수문(長壽紋)이다.
물고기(魚): 물고기는 선사시대부터 어렵생활과 관련한 풍어를 기원하는 주술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아 재물을 감시하는 수호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어약용문(魚躍龍門)”이라 하여 등용과 출세를 의미하기도 하며 알을 많이 낳아 다산의 표상
으로도 여겼다. 계모를 위해 잉어를 잡아 봉양했다는 설화를 통해 효의 사상도 내포하고 있다.
말(馬): 말은 운송수단일뿐 아니라 숭배의 대상으로 권위와 권세, 재산을 상징하며 의리와
충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상여에서는 망자를 지켜주는 기마상으로 제작한다.
닭(鷄): 닭은 밝음을 예고하는 새로 시간을 알리는 신조이며 마귀를 쫓는 길조이다. 仁, 信,
勇, 文, 武의 오덕을 갖춘 영물로 공명과 용맹한 기상을 상징한다. 닭은 벽사의 의미를 간직한
동물로서 조선시대에는 매년 정초가 되면 민가에서 닭피를 대문이나 중문에 뿌려 잡귀를 쫓는
풍습이 있었다. “꿩 대신 닭”이라는 표현이 있듯 길조(吉鳥)인 꿩과 닭을 동격으로 여겼던 것
이다. 또한 닭의 벼슬이 유관자의 관모(冠帽)와 같다하여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상징한다.
해태(獬豸): 시비곡직(是非曲直)을 판단하여 안다는 상상의 동물로 정의를 상징하여 망자의
죄를 심판한다고 여겼다. 사자와 비슷하나 머리 가운데 뿔이 있고 물에 사는 수성짐승으로
불을 막아주는 주술적 상징물로 방수신수(防水神獸)로 지칭한다.
식물형
천도(天桃): 전설의 곤륜산에 살고 있는 신선 서왕모(西王母)가 가꾸었다는 천도는 3천년
만에 한 번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린다고 한다. 이를 먹고 삼천갑자를 산다는 전설로 인하여
장수를 상징한다.
연화(蓮花): 연화는 삼국시대부터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창생(蒼生)과 수복멸죄(修福滅罪)를
기원하는 문양으로 청정하고 아름다운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는 사바세계 부처의 가르침을
비유하여 깨달음과 성취의 진리를 상징한다.
그러나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으로 연화는 도리어 유교에서 많이 쓰인다. 연꽃이 진흙속에서
도 밝고 깨끗하게 피어나는 생태적 습성을 지니고 있어 강직한 선비의 기품과 깊은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여에서는 붉은색과 황금색으로 연화를 표현한다.
기타형
종(鐘): 당목(撞木)이나 메 또는 금속으로 치기도 하고 흔들기도 하여 소리를 울리는 금속제의
총칭이다. 종은 청명한 소리로 일종의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불교에서는 지옥의 중생들을
구제한다는 의미로 종을 울렸으며, 종의 소리가 예로부터 장수의 의미로 이용되었다.
상여의 운각 네 귀퉁이에 메는 종은 상두꾼이 균형 있게 상여를 멜 수 있도록 소리로 조절하
며, 소리가 울려 잡귀가 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상여 구조
상여는 덮개, 앙장(仰帳), 몸틀의 개유(蓋帷)와 장강(長杠), 단강(短杠)의 하장(下裝)으로
나눠지며 시대에 따라 다양한 장식물을 부착한다.
개유(蓋帷)와 하장(下裝)
덮개(蓋): 몸틀 위에 올려놓는 뚜껑으로 유개(油蓋), 보개(寶蓋), 내앙장(內仰帳), 별갑(鱉甲)
등으로 부른다. 연봉(連峰)과 십자용(十字龍)의 조각을 꽂은 형태, 기와지붕형태, 천으로 덮고
용마루를 얹은 형태가 있다.
본관의 덮개는 용수판으로 전면과 후면을 고정하고 그 사이에 나무를 대고 그 위에 검은 천을
덮고 다시 위에 용마루를 얹은 형태이다.
앙장(仰帳): 상여의 몸체를 가리는 차양으로 사각바탕의 흰색천을 사용하며 앙장대는 장강틀
에 X자로 묶거나 끼워 고정시킨다.
앙장대 끝부분의 네귀에는 얇은 비단인 사(紗)로 겉을 하고 속은 초를 켜게 하는 자루형태의
사롱(紗籠)을 달아 상여의 길을 밝혀주는 상징적 역할을 한다.
몸틀: 몸틀은 장강 위에 직접 놓는 부분으로 관을 덮는 역할을 한다. 육송 각목으로 제작하며 장방형 틀의 하부구조 위에 기둥을 세우고 기둥의 상부에 다시 장방형의 틀을 짠 형태이다.
기둥의 양쪽 끝은 촉으로 몸틀의 상부와 하부에 꽂게 되어 있다. 이렇게 마련된 몸틀의 위에는
덮개를 얹고 기둥촉에는 봉두(鳳頭)를 꽂는다. 기본적인 몸틀이 완성되면 휘장을 둘러 안쪽을
보이지 않게 하며 그 외부는 수식(垂飾)을 단다.
운각(雲閣): 휘장과 덮개를 설치하면 장방형의 윗난간을 설치하는데 이를 운각 또는 판첨이라
고 한다. 운각은 상하 2개의 판으로 구성하는데 윗판은 외반하고 아래판은 직립하여 경첩으로
연결한다. 운각은 단청으로 연화(蓮花), 구름, 신선, 학 등을 표현하며 몸틀과 고정할 수 있도
록 병아리나사를 홈에 질러 넣는다.
난간(欄干): 상여 몸틀의 아랫부분에 설치하는 난간은 계자각난간(鷄子脚欄干)으로 난간사이
에는 궁판을 끼우고 궁판에는 풍혈(風穴), 용, 구름 등의 장식을 그려 넣는다.
난간의 맨 윗부분은 원형의 돌란대를 댄다.
장강(長杠), 단강(短杠), 횡강(橫杠)
장강은 상여의 밑바탕으로 2개의 긴원통나무이며 양쪽 끝은 단강의 가로대로 고정한다.
장강의 앞뒤를 고정하는 단강은 구멍을 내어 장강을 끼우는 장부이음방식의 부재(部材)이다. 횡강은 장강의 밑을 가로로 대는 나무이며 멜방망이 역할을 하거나 장강을 받쳐주는 받침목
역할을 한다.
상여장식
용수판(龍首板): 용수판은 상여 덮개 앞뒤에 부착하는 반월형의 판으로 귀면(鬼面), 용수판
(龍首板), 용면판(龍面板)으로 불리운다. 잡신을 물리치고 혼령을 지키는 벽사(辟邪)의 의미
를 담고 있는 용뿐 아니라 도깨비, 뱀, 인면 등의 다양한 형태로 만든다.
물고기를 입에 문 도깨비는 물고기를 좋아하는 도깨비를 위해 제작한 것이다. 물고기는 어렵
생활과 관련하여 풍어를 기원하는 주술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눈을 감지 않는다고 하여
재물을 감시하는 수호의 역할을 한다.
용은 풍요와 안전을 기원하며 권위의 상징으로 여겼다. 민간에서는 대문에 붙여놓고 액을
막도록 하였다.
용마루: 용마루는 상여 덮개 상부에 위치한 조각으로 두 마리의 용(靑龍, 黃龍)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꼬아 길게 일자형을 이루고 있다. 용 위에는 동방삭(東方朔), 저승사자의 조각을
부착하며 용마루 앞뒤에는 용두(龍頭), 봉두(鳳頭) 등을 꽂는다. 용의 비늘은 점묘법(點描法)을 쓰거나 일일이 그려 넣으며 보통 용은 여의주를 물고 있다.
정자용(丁字龍): 상여 앞뒤의 장강 위에 가로대를 대고 세워 표현한 용이다. 두 마리 용은
머리가 양끝으로 향하도록 하며 몸은 중앙에서 서로 꼬여있는 모습이 丁자와 같다하여 정자용
으로 지칭한다.
병아리나사: 병아리모양의 나사로 운각판을 몸틀에 고정시키는데 쓰이며, 예전에는 봉황으로
만들던 것이 닭, 병아리로 변하였다.
유소(流蘇), 수식(垂飾): 유소는 봉술과 딸기술로 봉두나 병아리나사에 다는 장식이다.
수식은 휘장의 바깥부분을 장식한 아래가 뾰족한 사각형태의 술로서 붉은색, 파란색, 노란색
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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