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지역/경상도

울진 영명사

참땅 2015. 8. 24. 12:20

울진 영명사

 

가마이 들앉았던 집사람이 갑자기 뚱딴지같은 소릴 한다.

코스모스가 보고 싶다나, 그것도 울진 봉평리신라비 있는 곳에...

글쎄 봉평리신라비 근처에 코스모스가 있었나, 가물가물하는 내 기억을 탓하며

울진 쪽으로 방향을 잡고 보니 황여일선생의 해월종택도 보고 잡다.

 

원래의 목적지였던 봉평리를 30km를 앞둔 지점, 서서히 무료함에 좀이 쑤셔올

무렵 난데없이 길가 낮은 산봉우리에 우뚝 선 황금불상이 우편으로 나타났다.

웬 황금불상? 경부고속도로에서 보이는 영천 만불사의 황금불상은 입상인데

여기 울진 기성면 사동리의 황금불상은 좌불상이다.

 

 

입구로 들어서니 우선 일주문이 나선다.

하이얀 대리석 기둥 위에 얹힌 맞배지붕 일주문에는 하손산영명사(河孫山靈明寺)

현판이 초서로 쓰여 있다. 靈明 - 영가를 밝힌다함은 아마 극락세계로 인도하심을

나타낼 것으로 여겨지는 곳으로 보아 영천의 만불사와 비슷한 사찰로 추측되었다.

 

 

울진군 기성면 사동리 산 68번지 위치한 영명사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54(18m)

아미타여래 좌불상은 바닥에서 좌대를 포함한 높이이며, 가장 넓은 부분은 무릎

부분으로 둘레가 33m이다. 좌대는 가로 세로 10×10m, 높이가 6m이다. 좌대 6m,

4m는 대웅보전 법당 28평이고, 2m는 연화좌대이다.

 

대불 입구 아래 사천왕문의 생령

 

팔각 건물 대적광전의 12지신 부조

 

보배로운 청옥구슬 안내문

 

중품하생인 아미타불 - 지금은 동해바다로 향하고 있습니다. 

 

법당 좌대와 연화좌대를 빼고 나면, 금불상의 앉은키는 12m이다. 한쪽 귀의 길이가

2m이며, 불상의 무릎 두께만 2m이다. 이 대불은 1년 한 바퀴를 360도 회전한다고

한다. 2년간에 걸친 이 대불조성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갔는데, 大佛事를 위한

개토제를 지낼 때, 세 마리의 학이 날아와 제가 끝날 때까지 떠나지 않고 주변을 날며

지켜주는 길조도 보였다고 한다.

 

주지 원명스님은 경주 기림사로 출가하여 경기도 평택의 백련암 주지로부터 수원 성불

, 경주 영호사, 현불사 주지를 거쳐 2002년 영명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그리고 2006년부터 재단법인 우리추모공원(납골당)을 운영하며, 보통의 사찰 대웅보전

을 지으려다 사바 중생들의 염원을 보살피기 위해 전국 최대 규모의 대불상 좌대에 대적

광전 법당을 꾸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약 2년간에 걸쳐 이 대불의 구도를 잡아 조형에서 단청까지 아무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서 영혼을 깃들이고 작업을 한 예인은 경주 출신의 김00(59)씨라고 하며, 서양화를 전공한 미술도로서 주로 경주에서 활동하고 계신이라고 한다.

2002년 부지매입부터 20138월 아미타불 대좌불상 조성 불사와 3천분의 인연불을

모연하여 점안식을 이룬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큰 좌불 부처님과 건너편 납골당 상부의

와불은 영명사 사찰명과도 꼭 맞는 불상이리라.

 

 

 

일천개의 청옥구슬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과 같은 경전상의 기록에 의하면, 석가모니 재세 시에 코삼비국의 우전왕(優塡王)과 코살라국(拘隆羅國)의 파사익왕(波斯匿王)이 각기 전단목과 자마금(紫磨金)을 사용하여 불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경전을 보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살아 계실 때에도 모든 일이 끝나고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는 세존의 오른쪽으로 3번을 돌고 각자의 방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원칙이었다. 세존 입멸 후 그 대상이 없어지고 사리를 탑에 봉안하고 세존님 대신

에 탑에 귀의하여 세 번을 돌았으며, 그 후 불상이 만들어지고 전각 내부에 모셔지게

되었던 것이다.

 

아미타대불 뒤편 삼성각

 

산신, 칠성여래, 독성

 

우리나라 옛 건축물 대웅전을 보면 불상을 모신 뒤쪽 공간이 비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탑돌이처럼 우요삼잡 하면서 귀의하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여기 영명사에서는 부처님께서 시방세계를 두루 살피시어 자비 광명을 베풀

어 주십사하는 의미로 부처님 스스로 1365일 만에 한바퀴 돌아가는 대불을

조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부처님 주위를 우요삼잡 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 스스로 이 사바세계를 천천히

돌아보시는 것이라 생각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아미타대불 아래 대적광전 불단의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대적광전 하단의 반야용선

 

아미타대불 건너편에 조성 중인 대형와불 

 

와불 아래 건물은 납골당입니다.

 

조성 중인 와불 앞에서 바라본 아미타불

 

 

이날 점심시간을 훌쩍 넘어 오후 1시 30분경에 영명사를 찾았는데,

공양주 보살님들이 굳이 점심공양하라해서 공양간에서 국수 2 그릇를 공양

후식으로 내오신 수박과 떡, 다 못먹고 일부 반납하고 왔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공양시간에만 근무하시는 공양주님들은 

오후 2시가 되자 공양간의 음식을 다시 대형냉장고에 넣고는 유유히 다시

다른 곳으로 고추따기 등 다른 일력하러 나가셨습니다. 

울진의 해월종택과 가까운 영명사에 들르시면 점심공양과 함께 후식도 들 수 있답니다.

                              

                             (2015년 08월 22일 집사람 장정필과 함께한 울진나들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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